성장 개발주의에 녹색 브레이크, 녹색당 창당 8주년

유일환 기자 | 기사입력 2020/03/05 [17:15]

성장 개발주의에 녹색 브레이크, 녹색당 창당 8주년

유일환 기자 | 입력 : 2020/03/05 [17:15]

-녹색당 창당 8주년, 불합리한 정치법과 선거제도 개혁에 앞장서

- 21대 총선 기후의석 확보로 탈탄소 녹색전환 앞당긴다

 

▲ 생태주의 정당 녹색당이 창당 8주년을 맞았다.    

 

[분당신문]  2012년 3월 4일, 한국에서 생태주의 정당 녹색당이 창당됐다. 경기, 서울, 부산, 제주, 충남, 대구 등 전국 여러 지역이 힘을 모은 결과였다. 신생정당 녹색당은 창당 한 달만에 총선을 치렀다. 첫 번째 총선에서 녹색당은 0.48%의 낮은 득표율을 얻었다. 선관위 등록이 취소됐고, 오래 희망했던 이름을 잃었다.

 

그러나 그 뒤로 녹색당은 선관위 등록 취소에 대한 행정소송을 내고, 4년간 당명을 쓸 수 없게 하는 정당법에 대한 헌법소원을 신청했다. 반년 뒤 녹색당 더하기라는 이름으로 재창당하고 당원들과 함께 위헌결정을 받아내어 당명을 되찾았다. 그리고 2014년 되찾은 이름으로 치른 동시 지방선거에서 23명의 후보를 냈고, 전원 낙선했다.

 

그러나 또 그 뒤로 녹색당은 2016년 두 번째 총선에서 동물권, 탈핵, 기본소득, 농업 먹거리, 미세먼지 의제 캠프를 세워 비례후보 중심의 정책 선거를 치렀다. 거리에서 정당연설회를 여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고 선거운동 기간에는 마이크를 잡을 수 없는 이상한 선거를 치르며, 다시 0.76%의 낮은 득표율을 얻었다.

 

그러나 다시 그 뒤로 녹색당은 지나치게 높은 후보기탁금과 비례후보가 선거운동을 할 수 없게 하는 선거법을 지적하며 헌법소원을 신청했다. 녹색당은 잘못된 길을 따라가지 않고, 길을 고치고 바꾸는 정치를 해왔다. 2018년 두 번째 지방선거에서도 전원 낙선했지만 출마한 여성 청년 정치인들은 한국 사회에 강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선거가 녹색당의 8년은 결코 아니다. 녹색당은 토건과 중앙집권에 맞서 싸우는 현장에서, 또 새로운 정책 의제들에 대해 토론하며, 소수자들과 연대하는 정치를 해왔다. 그리고 같은 시간 동안 갈등도, 상처도, 과오도 언제나 있었다. 당의 외연이 넓어져 가는 과정에서 기존 가치를 어떻게 지켜내고 새로운 가치를 어떻게 포괄할 것인지 선택해 나가는 과정은 항상 긴장을 동반하는 시간이었다.

 

특히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대중적 관심을 받았던 2018년 지방선거 이후, 더 커진 녹색당에 대한 사회적 기대와 새롭게 구성된 당내 리더십이 가져온 긴장감은 지난 한 해 전에 없던 조직 내 갈등 및 고충 문제로 비화되었다.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녹색당은 원외 정당 8년 경험을 바탕으로 국회 입성을 앞두고 있다. 날로 심해지는 기후위기와 미세먼지, 심화되는 차별과 불평등, 식지않는 부동산 불패신화에 맞서 그린 뉴딜과 차별금지법제정, 3주택 소유 금지라는 대표 공약을 내세워 유권자들의 표를 얻을 준비를 마쳤다. 지금 한국 국회에는 녹색당이 꼭 필요하고, 녹색당이 일을 해야 하는 시간이다.

 

▲ 녹색당은 당원 총 투표로 비례대표 후보를 선출했다.   

 

녹색당은 당원 총 투표로 비례대표 후보를 선출했다. 녹색당의 비례 후보는 ▲고은영(녹색당 미세먼지기후변화대책위원장) ▲김혜미(청년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 사회복지활동가) ▲성지수(문화예술 활동가, 에코페미니스트) ▲천호균(예술로농사짓는 평화농부) ▲최정분(농민, 생명평화 활동가) ▲김기홍(퀴어활동가, 전 제주도의원 녹색당 비례후보) 으로, 모두 당내에서 탄탄한 활동과 교육을 바탕으로 발굴되거나 지역현장 활동 경험이 풍부한 정치인들이다.

 

녹색당 미세먼지기후변화대책위원장 고은영, 사회복지활동가 김혜미, 문화예술 활동가 성지수 예비후보는 청년 여성 정치인을 대표하며, 농업먹거리특별위원회를 대표해 선출된 최정분 농민비례후보, ‘농사가 예술로, 농민이 예술가로’를 표방하온 천호균 후보,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 김기홍 후보가 21대 총선에서 녹색당을 대표한다.  


창당 8주년을 맞아 녹색당의 존재이유, 녹색당이 지금껏 성과로 만들어낸 한국정치에 일으킨 8가지 변화를 꼽아 보았다.


1. <녹색정치 시작, 직접민주주의 실현> 녹색당은 녹색의제를 정치로 끌고온 유일한 정당으로 창당 자체로 의미가 크다. 한 사람 한 사람 녹색정치를 염원하는 당원들이 모여 정당을 만들었다. 녹색당은 기존의 정치에서 소외되어 왔던 목소리가 정치에서 대변될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 전원 추첨제로 대의원을 선출하지만, 성소수자, 이주민, 장애인, 청소년 당원에게는 10% 범위의 소수자 할당을 지키고 있다.  지역 분권 실현을 위해  △정당의 중앙당 소재지 규정 조항과 △까다로운 정당설립요건 조항에 대한 위헌 소송도 진행중이다.

 

2. <잘못된 정치제도를 끊임없이 바꿔면서 녹색세력화> 창당한 해에 치른 2012년 19대 총선에서 녹색당은 해산 위기에 놓였다. ‘총선에서 의석을 얻지 못하고 2% 이상을 득표하지 못한 때는 등록을 취소한다’는 정당법 44조에 의해서다. 정당명도 쓸 수 없었다. 등록 취소된 정당의 명칭을 다음 총선까지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정당법 41조 때문이다.

 

녹색당은 잘못된 정당법 조항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했고, 2014년 1월 헌법재판소로부터 위헌결정을 받아냈다. 이제 소수정당도 정당득표율이 낮다는 이유로 강제해산당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국회의원 후보등록을 하려면 1인당 1천500만원의 기탁금을 내야 한다는 조항에 대해 헌법소원을 해, 2016년 12월 비례대표의 경우에는 위헌이라는 결정을 받아냈다. 그 결과 21대 총선에서는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자의 기탁금이  500만원으로 낮아졌다.


3. <현장에서 대안을 제시하는 녹색당> 녹색당 당원들은 밀양 송전탑, 제주 제2공항, 영풍 석포제련소 반대 현장에  주민들과 함께 했다. 동시에 탈핵을 위한 에너지전환, 기본소득, 기후위기 대응하는 그린뉴딜, 차별금지법 제정 등 한국사회에 끊임없이 대안을 제시해왔다.

 

4. <태양과 바람의 정당> 탈핵과 밀양송전탑 반대 등 안전하지 않고, 환경사회적인 영향을 많이 미치는 중앙집중식 전력체제를 지역 분산형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핵발전소는 사고의 위험성, 핵폐기물의 양산, 지역주민들에게 주는 고통이 너무나 크다. 탈핵은 변치않는 녹색당의 가치이다. 녹색당은 주민참여와 환경기준을 지키는 재생가능에너지의 확대를 위한 정책 대안을 제시해왔다.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로의 전환은 녹색당이 앞장서서 이끌어온 의제다.

 

5. <선거제 개혁에 씨앗> 31년만의 선거제도 개혁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향한 8년간의 원외 투쟁을 지속해왔다.  준연동형비례대표제로 반토막 개혁이 됐지만 전면 비례대표제를 위한 녹색당의 선거제도 개혁 활동은 지속될 것이다.

 

6. <여성 정치 선두에 선 정당>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녹색당의 여성 청년 정치인인 신지예, 고은영 녹색당 후보가 서울과 제주도에서 ‘녹색 돌풍’을 일으켰다. 당내 모든 기구에 여성의 절반 이상 참여와 모든 성별의 차별없는 참여를 보장하는 ‘여성과반제’. 여성 청년 정치인 발굴과 육성을 위한 ‘2020 여성출마 프로젝트'까지. 녹색당은 견고한 남성중심 한국정치에서 선도적인 페미니스트 정치를 실현하고 있다.

 

7. <청년정치 실현> 국회의원 평균연령 58세, 장관 평균연령 60세. 유권자 중 2030세대는 전체의 약30%인데 20대 국회의원 중 2030세대는 단3명(1%)뿐이다. 21대 총선에 출마하는 녹색당 비례대표 후보들의 평균 나이는 39세. 5060 남성 정치에 세대교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녹색당은 만 18세로 선거 가능 나이가 낮아지기 전부터 청소년녹색당 당원권을 보장한 유일한 정당이기도 하다.

 

8. <세계와 연대하는 글로벌 정당> 녹색당은 세계 100여개국가에서 활동하는 글로벌 시민정당이다. 녹색당 네트워크는 세계 최대의 정치공동체로 세계녹색당연합 헌장의 6대 가치를 공유하며,  녹색운동의 정치 세력화를 위해 공동으로 행동하고 연대한다.

 

2013년 5000명의 당원으로 시작한 한국 녹색당은 이스라엘 동쪽에서 태평양까지는 호주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녹색당원(1만 당원)이 활동하고 있다. 5년에 한 번 열리는 세계녹색당 총회가 2021년,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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