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구 총선 후보자 선거방송토론회 '맹탕'… '아무 말 대잔치' 규제 장치도 없어

유일환 기자 | 기사입력 2020/04/07 [11:35]

수정구 총선 후보자 선거방송토론회 '맹탕'… '아무 말 대잔치' 규제 장치도 없어

유일환 기자 | 입력 : 2020/04/07 [11:35]

▲ 4.15 총선 성남지역 첫 선거방송토론회가 열렸다.(ABN 방송화면 캡쳐)  

 

[분당신문] 이번 4.15 총선에서 후보들이 가장 밀접에서 맞붙는 유일한 통로는 방송토론뿐이다. 그런데 방송토론을 준비한 선거관리위원회가 너무 뻔한 스토리, 너무 뻔한 질문을 가지고 진행한 탓에 맹탕 방송토론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어제(6일) 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수정구 국회의원 출마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첫번째 방송토론회가 오후 7시에 열렸다. 참석자는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후보와 미래통합당 염오봉 후보였다.

 

전체적으로 공통질문으로 지역경제활성화 방안, 코로나19 등 지역에 국가 전염병 발생시 지원책, 도시재생 전략과 개발 민원 대응 방안, 녹지공간 확보방안 등을 질문했다. 이어 정책검증과 주도권 토론식으로 진행했다.

 

하지만 애초부터 이런 질문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느닷없이 위례신사역 노선이 중앙시장을 경유하고, 지역화폐는 운동권식 좌파 포퓰리즘이라 폄훼하면서 정작 자신은 주차장 확충을 위해 주차타워 20여 개를 즉각 확충하겠다고 주장한다. 

 

코로나19 등 국가 전염병 발생시 지원책을 묻는 질문에는 중국입국금지를 하지 않아 실패했다고 규정하면서 통제를 더 강력히 하겠다는 엉뚱한 대답을 내놓기도 했다. 도시개발 민원 대응 방안에서는 현재 성남시가 순환재개발을 시행하고 있음에도 전면철거 재개발을 주장하더니,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자 이미 추진중인 단계적으로 공영재개발로 말을 바꾸기까지 했다. 

 

더 황당한 상황은 녹지공간 확보 방안에서 나왔다. 위례지역 업무부지가 있지도 않은 공공청사 부지로 바뀌더니 면적도 3만평이라고 늘려버렸다.  이에 대해 상대 후보가 그곳은 업무지구이고, 1만평이라고 바로잡아주면서 이후 이용 계획을 자세하게 설명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정책검증에서는 제대로 검증을 하기에는 너무나 시간이 없었다. '아무 말 대잔치'를 벌여도 점검하거나, 팩트 체크할 시간조차 없었다.

 

▲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후보와 미래통합당 염오봉 후보가 토론자로 나왔다. (ABN 화면 캡쳐)

 

위례신사역에 중앙시장역을 세우면, 이미 후보들이 내세우고 있는 을지대~신구대 노선이 여기에 만들어지면 위례에서 중앙시장을 거쳐 다시 위쪽으로 올라 을지대로 가는 W자 노선을 만들자는 황당한 공약에 불과하다. "노선을 변경하겠다는 거냐?"고 묻자, "노선 변경은 추후에 협의하시죠"라며 빠져 나갔다.

 

비싼 학교 학비를 말하면서 정작 미국 초중고를 위례에 설치를 주장하면서, 엉뚱하게 귀족학교에  어려운 청소년이 입학하도록 기회를 주겠다고 했다. 현행법상 유치가 어렵다고 하자 법을 고치겠다고도 했다. 아니면 말고가 아니라, 아무말 대잔치의 결정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선거방송토론회는 진행자가 아무런 조치를 하지 못한다. 미리 질문을 받아 정리를 했다고 하지만, 이번 토론처럼 후보자가 아무 말이나 내뱉어도 이를 유권자가 알지 못하면 그냥 넘어가는 방식이다.

 

혹시나, 이를 진행자가 정정해 주지 않을가 했지만 아무런 제지가 없었다. 진행자 조차 이런 질문에 대해 사전 체크가 없었다는 반증이다.

 

실제로 이날 사회를 맡은 오미영(가천대) 교수는 오전에 4.15 총선 최대 격전지로 전국적 관심사로 떠오른 이낙연 전 총리와 황교안 대표가 맞붙은 종로구 방송토론회 사회를 마치고 수정구 선거토론을 진행했다.

 

결국, 성남지역에서 유일하게 후보에 대한 직접 검증을 할 수있는 방송토론회가 충분한 준비를 하지 못했다는 반증이다. 절차와 방식에 대한 대대적인 변화가 있지 않으면 선거방송은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할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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