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의료 중단 한 달째, 재개원을 준비하는 분당제생병원을 가다

문진 후 원내 진입, 의료진 완전무장, 환자와의 거리두기 등 철저

김생수 기자 | 기사입력 2020/04/11 [09:15]

코로나19 의료 중단 한 달째, 재개원을 준비하는 분당제생병원을 가다

문진 후 원내 진입, 의료진 완전무장, 환자와의 거리두기 등 철저

김생수 기자 | 입력 : 2020/04/11 [09:15]

▲ 병원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열체크와 문진표를 작성해야 한다.  

 

[분당신문] 이달 중순경 재개원을 앞두고 있는 분당제생병원. 지난 달 5일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하면서 외래진료와 응급실 운영이 중단되더니, 이후 49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집단감염으로 진료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 손등에 '4월 10일 원내 진입'이라는 스티커를 발부한다.   

의료진의 피해도 심각했다. 병원장을 비롯해 의사 3명, 간호사 12명, 간호조무사 9명, 임상병리사 1명 등이 감염된 것으로 집계됐다. 다행히 3월 16일 이후로는 병원내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병원 폐쇄 이후 한 달여 동안 분당제생병원은 철저한 점검과 방역 및 소독을 통해 재개원을 위해 전 의료진이 팔을 걷어 부치고 있다.

 

<분당신문>은 재개원을 앞두고 예약 진료를 먼저 시작한 분당제생병원을 찾아 코로나19와 싸우는 의료진의 모습과 감염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하고 있는 생생한 모습을 담았다.

 

취재에 앞서 병원은 현재까지 정식 재개원을 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철저하게 예약한 환자에 대해서만 진료를 하고 있다. 하루 전 예약을 확인하고, 방문 시간을 먼저 결정해야 한다.

 

10일 오전, 정해진 시간에 병원입구에 들어서면 안내요원이 차량을 선별진료소로 안내한다. 이내 완전무장(?)을 한 병원 직원이 코로나19 문진표(외래 방문용)을 작성하기 시작한다.

 

▲ 병원 출입문은 모두 봉쇄했으며, 한쪽으로만 출입이 가능하다.  

 

환자와 보호자를 대상으로 인적사항을 적은 뒤, 호흡기 관련 증상, 자가격리 대상 또는 검사권유를 받은 적이 있는지를 시작으로 최근 2주 이내 해외 방문력, 또는 거주력을 체크하고, 코로나 환자 또는 발열,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과 접촉한 사실, 그리고 코로나 위험지역을 방문과 코로나19 선별검사를 한 적이 있는지를 꼼꼼하게 체크한다.

 

심할 정도로 많은 질문을 받아 적었고, 이내 차량 안에 있는 보호자와 환자에 대한 열을 체크한다. 아무 이상이 없다고 판단하면 손등에 '4월 10일 원내 진입'이라는 스티커를 발부한다. 드디어 병원에 들어설 수 있는다는 확인증과도 같은 표식이다.
 

▲ 2층 외럐진료는 모두가 방역복을 착용하고 있다.  

 

모든 차량은 지하 주차장에 주차한다. 병원 주변은 온통 검사요원과 선별진료소, 안내요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걸어서 병원을 찾는 환자와 가족을 위해 출입구는 공항 입국장을 방불케 한다. 병원 출입문은 모두 봉쇄했으며, 한쪽으로만 출입이 가능하다. 이곳에서도 차량과 마찬가지로 문진표를 작성해야 한다.

 

1층 병원 로비에 들어서면 방역복을 갖춰 입은 안내 데크스가 나온다. 이곳은 직원들을 관리하는 곳이다. 한쪽에 비치된 출‧퇴근표를 작성하고, 해당부서와 이름 등을 기재하고 있다. 전산이 아니라 모두 수기로 작성하고 있었다. 그런 탓인지 넓은 1층 로비에는 의료진과 직원들만 분주할 뿐 환자는 없었다.

 

▲ 대기하는 의자에도 사회적거리두를 하고 있다.   

 

오늘 찾은 곳은 이비인후과다. 아버지의 3월 초 예약이 한 달이 지난 지금에야 미뤄준 진료를 볼 수 있었다. 대부분 외래진료는 2층에 위치하고 있어 지하에서 곧장 2층으로 가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된다.

 

2층에 도착하면 모든 의료진이 방역복 차림으로 맞이한다. 오랜만에 외래진료를 시작한 탓에 많은 환자들이 찾지는 않았지만, 환자를 대하는 간호사들의 표정은 밝아 보였다. 힘든 과정을 겪고 다시 시작하는 의미도 있지만, 오랫동안 진료를 받지 못하고 기다려준 환자에 대한 고마움에 웃음으로 맞이해 준다.

 

환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대기를 해야 한다. 몇 가지 사전 검사를 하고, 이내 검사 결과에 대한 설명을 듣기 위해 담당 의사와 만났다. 들어서자마자 깜짝 놀랐다.

 

▲ 의사와 환자의 거리두기는 물론, 의료진은 완전무장을 하고 있다.  

 

평소 의사의 모습은 하얀 가운을 입고, 환자와 가까이 앉아 검사 결과가 나온 모니터를 응시하면서 자세히 설명하곤 했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의 의사의 모습은 완전무장 그 자체였다. 의사와 환자와의 거리를 상당히 두고 있다. 그리고 완전무장이다. 투명 고글 헬멧을 쓰고 있으며, 얼굴은 마스크로 가렸다. 하얀 가운은 입었지만 그 위에 푸른 비닐 방역복을 덧입었고, 손에는 비닐장갑을 낀 상태였다. 

 

병원에 진입하기 위한 과정은 매우 복잡했지만, 그에 비해 진료시간은 길지 않았다. 그동안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후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고통의 시간이었다. 한 달여 가 지났지만 그에 대한 공포는 아직 가시지는 않았다.

 

병원은 이를 극복하고자 과산화수소 훈증과 초미립자 분무 방식의 방역을 실시했다고 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코로나19가 안정화될 때까지 문진 후 원내 진입, 호흡기 질환자의 1인 1병실 운영 등 환자 안전을 위한 세밀한 운영을 약속했다.

 

철저한 방역을 통해 지역의 의료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한 분당제생병원의 노력이 있기에 경기도 및 성남시와 긴밀한 협의를 거쳐 이른 시일 안에 안전한 재개원을 통해 지역사회의 거점병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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