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비정규직 역량진단평가 후 30여 명 불합격…‘정규직 전환 합의서 위반’노조 반발

유일환 기자 | 기사입력 2020/04/21 [14:24]

분당서울대병원, 비정규직 역량진단평가 후 30여 명 불합격…‘정규직 전환 합의서 위반’노조 반발

유일환 기자 | 입력 : 2020/04/21 [14:24]

▲ 분당서울대병원 파견용역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농성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분당신문] 분당서울대병원 파견용역 비정규직노동자들은 79일간의 농성과 33일간의 파업으로 지난해 12월 13일 1천300여 명의 파견용역 비정규직 전원의 직접고용 정규직화를 이뤄낸 바 있다.

 

이들 노사는 분당서울대병원 파견용역 비정규직 노동자 정규직 전환 합의서를 통해서울대병원 본원과 차별 없는 임금의 적용, 고령친화직종의 정년 및 고용보장, 그리고 현 재직자의 탈락자 없는 간소한 채용절차 등의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4월 13일 실시한 역량진단평가 결과를 토대로 병원 측은 30여 명에게 불합격통보를 했다. 이들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짧게는 4~5년, 길게는 10년을 넘게 일해온 비정규직노동자들이었다.

 

이에 대해 공공연대노동조합 서울경기지부(지부장 김학균)는 21일 성명을 통해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정규직전환 정책으로 인해 부당한 해고를 당하는 말도 안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라며, “(병원 측이)노사합의 정신을 위배한 부당한 처사일 뿐만 아니라, 수년간 비정규직 노동자로 살아오면서 비로소 정규직 노동자가 되겠다는 기대와 희망을 무참히 짓밟았다”라고 성토했다.

 

공공연대노동조합에 따르면 “당시, 노조에서는 채용절차와 관련하여 수년간 병원에 재직하면서 업무능력을 다년간 인정받은 노동자들이기에 서울대병원 본원과 동일한 방식으로 전원 고용승계 할 것을 요구했고, 병원 측은 역량진단평가는 최소한의 절차일 뿐 탈락자가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이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병원 측은 응시자에게 발송한‘역량진단 참여 안내’를 통해 “역량진단은 무엇이 맞고 틀린 것인지에 대한 정답이 없으며, 좋고 나쁨이 아닌, 행동상의 특성과 스타일을 인식하여 입사 후 적합한 업무에 배치하고, 업무활동에 도움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하는 진단”이라고 취지를 밝혔다고 한다.

 

그러나, 공공연대노조 분당서울대병원분회 윤병일 분회장은 4월 13일 실시한 역량진단평가는 210문항을 40분내에 풀어야 하는 방식이었으며, 응시자의 상당수는 안내문처럼 소신껏 작성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상당 부분 있었다고 토로했다.

 

즉, 시간 안배를 잘못했을 경우, 후반부에는 질문을 제대로 읽어보기도 어려운 정도의 짧은 시간이었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역량평가를 진행하고 나서야 평가시간 40분은 권고사항일 뿐이며, 40분을 초과해도 평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하는 어이없는 상황도 발생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노조는 “애초의 노사합의 정신과 채용절차의 목적에 부합하도록 부당해고에 직면한 전환 대상자들에 대하여 즉각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면서 “분당서울대병원이 이를 수용하지 않을 시 공공연대노동조합은 더욱 강력한 투쟁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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