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여성 폭행 사건' 공권력의 무능이 여성을 위협한다

녹색당

유일환 기자 | 기사입력 2020/06/06 [10:55]

'서울역 여성 폭행 사건' 공권력의 무능이 여성을 위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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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환 기자 | 입력 : 2020/06/06 [10:55]

▲ 녹색당    

[분당신문] 서울역 여성 폭행 사건에 대한 경찰, 검찰과 법원의 대처가 엉망이다. 가해자는 지난 달 26일 서울역에서 지나가는 여성을 무참히 폭행해 눈가가 찢어지고 광대뼈가 함몰되는 중상을 입혔다. 이자는 지난 2월에도 거리에서 여성에게 욕설을 하고 위협을 가하며 침을 뱉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건 발생 일주일이 다 되도록 늑장 대응하다가 피해자가 SNS에 공론화한 후에야 부랴부랴 용의자를 추적했다. CCTV 사각지대에서 범죄가 발생해 폭행 장면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했지만, 어제 한 언론사가 범행 순간의 CCTV 영상을 입수해 보도했다. 역 내부에 있던 현장 CCTV를 기자가 찾을 동안 경찰이 확보하지 못한 것이다.

 

지난 2일 경찰은 가해자를 긴급체포했는데 이 과정도 어설프기 짝이 없다. 피의자를 우연히 발견한 것도 아니고, 인적사항과 주거지를 모두 파악한 상태에서 자택에 있는 자를 검거하는 데 왜 체포영장도 없이 간 건지 이해할 수 없다. 여론의 압박에 놀라 얼렁뚱땅 체포가 진행될 동안 지휘 검사는 또 뭘 한 것인가.


어제 법원은 가해자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영장 없이 한 긴급체포 자체가 위법이라는 것이다. 극단적 선택이나 도주의 우려 혹은 추가 범행 위험 등 신속한 검거의 필요성을 인정할 수도 있었다. 영장주의 원칙에 예외는 최소로 하는 것이 맞지만, 범죄의 중대성을 고려해 긴급체포 요건을 완화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한 사람의 집은 그의 성채이며, 범죄 혐의자도 주거의 평온을 보호받아야 한다”는 구속영장 기각 사유는 현실과 괴리된 사법부의 인식을 보여준다. 피해자와 그 가족들은 두려움과 공포에 떨며 일상이 파괴되고 있는데, 가해자의 ‘성채’와 ‘평온’을 이렇게 살뜰히 챙겨주는 재판부는 절망스럽다.

 

서울역 폭행범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한 서울중앙지법 김동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3일 ‘박사방’ 유료회원의 구속영장도 기각한 바 있다. 피해자들을 유인해 성착취물을 제작하는 데 가담하고 조주빈의 범행을 모방해 피해자를 협박한 자를 “범죄집단 가입 등 일부 혐의사실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풀어줬다.

 

서울지방철도경찰대, 서울용산경찰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 김동현 등은 한 마디로 총체적 난국이다. 경찰도 검찰도 법원도 피해자의 고통과 시민들의 불안과 여성의 안전은 안중에 없다. 지리멸렬하고 무책임하다가 여론에 떠밀려 수사하고 엉터리로 체포하고 편협한 잣대로 영장을 기각했다.


공권력이 이렇게 무능하니 여성들의 일상이 평온할 수가 없다. ‘여성에게 국가는 없다’지만 우리 사회의 치안은 여성에게만 극도로 위험하다. 수사·사법 기관의 통렬한 반성을 촉구한다.
 
2020년 6월 5일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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