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륵이 된 성남시의회 부의장 자리…‘양보’인가 ‘끼워 넣기’ 인가?

김생수 기자 | 기사입력 2020/06/28 [08:09]

계륵이 된 성남시의회 부의장 자리…‘양보’인가 ‘끼워 넣기’ 인가?

김생수 기자 | 입력 : 2020/06/28 [08:09]

▲ 26일 본회의가 열리지 않자 텅빈 의회가 후반기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분당신문] 성남시의회가 후반기 원 구성을 놓고 더불어민주당 마선식 대표의원과 미래통합당 이상호 대표의원간의 샅바 싸움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당초 26일 의장과 부의장을 선출하고, 주말을 보낸 뒤 상임위원회 구성과 각 상임위원장 선출을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시작부터 난항에 빠졌다. 26일 오전 10시에 본회의를 개회하기로 했지만 하루종일 서다가다를 반복하면서 전체 의원들도 각자 대기하는데 시간을 허비하고 말았다.

 

결국, 본회의는 열리지 못했다. 협상이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았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협상을 난항에 빠지게 만든 원인은 무엇일까?

 

현재 성남시의회 다수당은 더불어민주당이다. 모두 20석이다. 이에 비해 미래통합당은 13석이다. 여기에 민생당 비례대표 한선미 의원, 민주당을 탈당해 깨어있는 시민연대당 소속으로 있는 유재호 의원 등 모두 35명이다.

 

전반기 의장은 당연히 민주당이 차지했다. 5선의 박문석 의장이 2년을 이끌어 왔다. 그리고 강상태 부의장과 조정식 행정교육체육위원장, 마선식 도시건설위원장, 김선임 문화복지위원장, 윤창근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민주당이 맡았고, 통합당은 박광순 운영위원장, 안광환 경제환경위원장, 남용삼 윤리특별위원장 등 3자리를 맡았다.   

 

후반기 구성을 위해 양당은 대표 의원을 먼저 뽑았다. 민주당은 23일 3선의 마선식 의원을, 통합당은 19일 4선의 이상호 의원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리고, 의장, 부의장, 각 상임위원장에 대한 배분을 결정하기 위한 협상에 돌입했다.

 

협상에서 논의되고 있는 사항은 의외로 간단하다. 의장은 다수 석을 가진 당에서 가장 다선인 의원이 하는 걸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기본 공식으로 봤을 때 5선인 박문석 의장이 전반기를 마쳤고, 다음 순서는 4선의 윤창근 의원이다. 물론, 역대 후반기 의장 선거에서 이를 지켜진 경우는 많지 않았다. 막판이라는 생각 때문에 섣부른 판단이 부른 참사였다.

 

그 다음 서열이 부의장이다. 전반기는 3선이면서 전체 의원 중 가장 연장자였던 강상태 의원이 맡았었다. 그런데 후반기에는 민주당에서 나설 의원이 마땅치 않다. 서열상으로 3선의 마선식 의원의 순서였다. 그런데 마 의원이 당대표로 나서면서 꼬였다. 순서가 재선의 조정식, 김선임, 박호근 의원으로 내려가게 됐다.

 

이렇다보니 주요 상임위원장 자리 배치에서 혼선을 빚었다. 부의장을 지낸 강상태 의원에 대한 먼저 배려를 해야 하고, 재선 이상의 의원들이 주요 상임위원장 자리를 원하다보니, 결국 부의장에 누가 가야하는지 고민이 많아졌다. 없다면 야당인 통합당에게 양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반대로 복잡하기는 통합당도 마찬가지다. 전반기 무관으로 지낸 3선의 박영애 의원에 대해 우선 배려를 해야 하고, 이후 재선의 안광환, 남용삼, 안극수, 김영발, 박광순 의원 등에 대한 위치 조정도 남은 상황이다. 민주당이 부의장을 양보했을 때 첫 번째 1순위는 여성 부의장에 박영애 의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후 민주당과 협상을 통해 가져올 자리는 부족하다. 부의장 자리를 줬다고 주요 상임위 전부를 양보하기에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현재 주요 상임위 한 곳을 집요하게 요구하는 상황이고, 특별위원회 1~2곳을 맡을 경우 통합당은 아무런 자리를 맡지 못하는 재선 의원이 발생하기에 치열한 자리싸움을 벌어야 한다. 
 
결국, 이번 후반기 원 구성의 핵심 쟁점은 부의장 자리를 민주당이 가져 오느냐, 아니면 야당인 통합당에게 자리를 넘기느냐가 초점이다. 이 과정에서 부의장을 놓고 ‘양보’라고 보는 것인지, 아니면 ‘끼워 넣기’라고 보는지에 대한 관점의 차이가 분명하다. ‘양보’라고 봤을 때 민주당은 주요 상임위 4곳을 다 차지할 것이고, ‘끼워 넣기’라고 판단했을 때 통합당은 주요 상임위 한 곳을 집요하게 요구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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