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에 영화제? 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그 것이 알고 싶다'

이미옥 기자 | 기사입력 2020/07/14 [13:51]

코로나19 사태에 영화제? 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그 것이 알고 싶다'

이미옥 기자 | 입력 : 2020/07/14 [13:51]

▲ 메인 포스터는 2종이다. 생활관 내부 목욕탕(왼쪽)과 교회 입구 계단(오른쪽)을 배경으로 ‘장르의 재능을 증폭시켜 세계와 만나게 한다’는 BIFAN의 올해 미션을 시각화하였다.    

 

[분당신문] 한국영화 101년째를 맞은 2020년, BIFAN은 ‘장르의 재능을 증폭시켜 세계와 만나게 한다’는 새로운 미션을 설정했다. 한국 장르영화 인재 발굴 및 육성에 작년 대비 5억 원이 증가한 7억 원 규모의 현금·현물을 지원한다.

 

제24회 BIFAN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관객과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다. 개·폐막식 등 주요 오프라인 행사를 축소하고, 객석 간 거리두기, 상영관 및 행사 공간의 강력한 방역 등을 시행, 안전한 영화 개최를 위한 여러 방안을 준비 중이다. 7월 9일 개막, 16일까지 개최한다.
 

- 코로나19 감염 상황이 좋지 않은데 영화제를 하네요?

우리들은 질병관리본부의 예방수칙을 지키면서 제각각 다양한 경제·사회·문화활동을 영위하고 있다. 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개최는 그 연장선에 있다. BIFAN의 존재는 영화제를 개최해 관객 여러분에게 국내외의 최신 장르영화 감상 기회를 제공, 영화 향유권을 누리도록 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이중삼중의 방역 조치를 통해 감염을 예방하는 데 만전을 기하고 있다.

 

▲ 제24회 BIFAN ‘개막작 상영회’ 사회자 배우 예지원.    

-제24회 BIFAN은 메인 포스터가 2종이네요?

허름한 막사 · 면회실 · 식당 · 탁구장 · 창고 · 교회 · 전망초, 잡초 우거진 연병장 · 사격장 · 유격훈련장, 녹슨 탱크 · 장갑차 · 박격포…. 을씨년스런 모습이 장르영화 오픈 스튜디오를 떠올리게 한다. 2년여 전까지 군부대가 자리했던, 부천시 작동의 한 미개발 주거단지 전경이다. 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메인 · 서브 포스터의 실내외 공간이기도 하다. 포스터 작업은 장소 헌팅 후 영화제의 심볼인 갖가지 크기의 ‘환상세포’ 등을 소품으로 활용, 실사 촬영을 필두로 진행했다.

 

메인 포스터는 2종이다. 생활관 내부 목욕탕(왼쪽)과 교회 입구 계단(오른쪽)을 배경으로 ‘장르의 재능을 증폭시켜 세계와 만나게 한다’는 BIFAN의 올해 미션을 시각화하였다. 실내외 폐공간에서 BIFAN이 지향하는 새로운 감성과 에너지를 상징하는 환상세포들이 피어나고, 솟아오르고, 퍼져나가는 것을 통해 이곳이 다양한 가능성을 품고 분화하는 공간으로 재탄생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포스터 제반 작업은 영화 · 공연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 전문 디자인 스튜디오 ‘프로파간다’, 세트 스타일리스트팀 ‘그녀들의 만물사’ 등이 함께했다.


- 개막식이 아니라 ‘개막작 상영회’를 가진 이유가 있나요?
코로나19 상황을 반영한 조치의 하나이다. 80여 명의 최소한의 인사만 개막식장(CGV 소풍)으로 초청한 가운데 명예조직위원장과 조직위원장, 집행위원장의 개막 선언·인사를 비롯해 국내외 초청작 하이라이트 영상, 심사위원 소개 등의 프로그램은 모두 사회자(배우 예지원/BIFAN 조직위원)의 소개에 따라 사전에 촬영한 영상으로 진행했다.

 

강신일·김혜수·안성기·엄정화·전도연·정우성을 비롯해 공포영화의 거장 <엑소시스트>의 윌리엄 프리드킨 감독 및 개리스·알렉산더O.필립·라자트 카푸르 감독 등의 개막 축하와 코로나19 극복 응원 메시지도 미리 촬영한 영상물로 진행했습니다. 개막작 <여고괴담 리부트: 母校>의 감독·배우만 무대인사를 갖고 영화 상영에 들어갔다.

 

참고로 BIFAN 집행부는 개막식장의 경우 여러 곳을 후보에 올려 놓고 다각도로 검토했다. 코로나19 발발 이후에는 그 상황과도 연계했다. 부천실내체육관-부천시청 앞 잔디광장-중동 중앙공원-작동 미개발 주거단지(2년여 전까지 군부대 위치. 개·보수를 하지 않은 채 남겨져 있는 생활관·연병장·사격장 등과 탱크·지프·박격포 등의 을씨년스런 모습이 장르영화 오픈세트를 떠올리게 함)-부천시청 내 어울마당 등이다.


국제영화제인데 해외 게스트가 없습니까?
해외 게스트 초청은 본국의 감염현황, 한국 입국 후 보름간 자가격리 등의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에 온라인 진행을 갖고 있다. 관객과의 대화(GV), 마스터 클래스, 환상영화학교 강의 등등의 프로그램을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 360도 VR 시네마 체험도 마찬가지다.

 

▲ 제24회 BIFAN 개막작 <여고괴담 리부트: 母校>의 배우 김서형(왼쪽부터), 이명 감독, 배우 김현수가 9일 저녁 CGV소풍에서 개최한 제24회 BIFAN ‘개막작 상영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해외 게스트 GV는 감독 등이 BIFAN에 사전에 보내온 영상을 종영 후에 보여드리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각 영상에는 BIFAN의 당당 프로그래머가 감독 등에게 한 5개 질문에 대한 답변 등이 담겨 있다. 국내 게스트 GV는 종영에 이어 진행한다. 이때 객석의 질문은 ‘카카오 오픈 채팅’을 통해 받는다. 마이크 중복 사용에 따른 감염을 막기 위함이다.  (온라인 영향 등으로) 예년에 비해 질문이 많고, 몇몇 스태프가 관객에게 마이크를 전달하러 가는 시간을 아낄 수 있어 GV가 한층 풍성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화활동 등이 컨택트(Contact)에서 언택트(Untact)를 뛰어넘어 온택트(Ontact)로 진행하는 데 맞춰, 사회적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에 가능한 미래의 모델을 모색했다. 이런 가운데 상영의 경우 오프·온라인에 모바일 플랫폼까지 병합한 모델을 시행하고 있다.

 

- 상영작은 모두 몇 편인지요?
42개국에서 초청한 194편이다. 장편 88편, 단편 85편, VR시네마 21편으로 구성했다.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 공개) 72편(장편 22편/단편 50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자국 외 최초 공개) 9편(장편 7편/단편 2편), 아시아 프리미어(아시아 국가 최초 공개) 36편(장편 28편/8편), 코리안 프리미어(한국 최초 공개) 37편(장편 31편/단편 6편)이다.

 

-올해 영화의 특징은?
SF 장르와 디스토피아 재난영화 장르가 여느 해보다 강세다. 위협으로 다가오는 외계, 디스토피아적 미래와 전염, 비인간화의 공포, 고립과 정체성에 대한 고민 등 영화들이 다루고 있는 토픽과 스타일 역시 다채롭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SF8> 시리즈를 비롯해 <낙인>  <아귀도> <스푸트니크> <안테나> <인펙션> <라스트 앤 퍼스트 맨> 등이다.

 

아시아 장르영화의 경우 주제나 스타일에서 다양한 변주와 대범한 시도를 보여준다. <바보 타르> <인생: 무제> <미세스 노이지> <옆얼굴> <괴짜들의 로맨스> <범죄현장> <군달라> <카고> <RK> 등이 화제작이다.

 

올해는 특히 세계 곳곳의 여성 신인 감독들의 약진에 돋보인다. 기존의 장르 문법을 페미니즘적 접근을 통해 재해석하여 새로운 장르영화의 세계를 선보이기도 한다. 남성 중심적 세계가 오랫동안 지배해온 장르영화의 세계에서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존재들에 대한 사려 깊은 관찰이 돋보인다. <세인트 모드> <유물의 저주> <펠리칸 블러드> <돌아온 사람들>, 한국영화 <고백> <헝거> <너의 시선이 머무는 곳> 등이 기대작이다.

 

- 극장이 한 곳으로 정한 이유가 있습니까?
오프라인 극장이 CGV 소풍 한 곳이다. 극장 및 상영관 수 역시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바뀌었다. 마지막으로 점검 및 예방의 효율화와 철저함, 상영작 현황 등을 고려해  한 곳(CGV 소풍)에서만 하기로 일원화했다. 이 과정에 하이브리드 개념을 도입, 온라인 플랫폼(왓챠) 및 모바일 플랫폼(스마트시네마코리아)과 연계했다. 극영화 42개국 173편은 CGV 소풍에서 모두 상영하고, 이 가운데 68편은 ‘왓챠’, 중국 장르영화 6편은 스마트시네마코리아에서도 볼 수 있다.

 

-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왜 합니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장르영화 축제다. 제24회를 맞는 올해 현재 아시아 최고의 장르영화제로 인정받고 있다. 일례로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칸국제영화제가 2019년에 발족한 프로젝트마켓 ‘판타스틱 7’에 시체스·토론토·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과달라하라·카이로·마카오국제영화제 등과 함께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오프라인 극장은 CGV 소풍 한 곳이다.    

 

판타스틱 7은 전 세계 판타스틱 영화제 간의 네트워크 구축과 장르영화 발전, 글로벌 신인 육성을 목표로 한다. 7대 판타스틱 영화제가 선정한 프로젝트들은 칸 필름마켓(Marché du Film)에 자동 진출, 전 세계 영화인들에게 선보일 기회를 갖는다. 작년 출품작은 <능력소녀>(Superpower Girl/감독 김수영), 올해 출품작은 <일리싯>(illicit/감독 강민지)이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개최 목적은 올해 미션(장르의 재능을 증폭시켜 세계와 만나게 하라)이 명쾌하게 말해준다. 국내외의 재능있는 장르영화인들을 발굴·육성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국내외 관객들의 새로운 장르영화에 대한 갈증을 풀어주면서 자연스레 문화창의도시 부천을 장르영화의 메카로 만들고자 한다.

 

영화시장에서 OTT의 매출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등 사회적 환경 변화에 따라 그 속도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영화시장의 중심은 당분간은 100년 전통의 극장일 것이다.  사실 국제영화제는 극장 개최를 기반으로 해왔고, 온라인의 비중이 커질지언정 앞으로도 오프라인이 중심에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칸국제영화제는 올해 개최를 5월에서 하반기로 연기하면서 극장 개최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장르영화 증폭기로서의 역할을 적극 수행하기 위해 올해 하이브리도 개념을 도입, 오프·온라인·모바일 플랫폼의 병합을 꾀했다. 영화시장 및 국제영화제에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이 어떻게 불어닥치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본질적 의지와 행보는 변치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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