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중ㆍ고생 돌봄지원금'에 담긴 '빠른 출생의 비밀'

유일환 기자 | 기사입력 2020/10/31 [11:39]

성남시 '중ㆍ고생 돌봄지원금'에 담긴 '빠른 출생의 비밀'

유일환 기자 | 입력 : 2020/10/31 [11:39]

▲ 유일환 기자

[분당신문] 우리나라에서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학번 또는 나이를 따지는 경우가 많다. 학번은 분명하다. 하지만, 나이는 불분명하다. 2009년 이전까지는 출생년도 2월말까지는 전년도 출생자들과 함께 입학을 했기 때문에 소위 '빠른'이라는 말이 생겨나기도 했다.

 

그렇다보니 출생년도는 같은데 2월말생과 3월초생의 경우 며칠 차이로 입학년도가 달라 선후배로 갈라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곤 한다.

 

사회생활 때도 마찬가지다. 나이를 따지다보니 같은 나이라 친구가 되고 보니, 막상 그 친구의 친구는 학교 선배일 경우도 있다. 이렇게 따지고 올라가다보면 몇 살차이가 친구가 되기도 하는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이를 두고 'X족보 됐다'라고 비꼬기도 한다. 그 중심에 '빠른'이 있었던 것이다.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은 대한민국 입학 기준이 신학기가 시작되는 3월을 기준으로 이전까지 즉, 당해년도 2월말까지 출생한 아동 입학이 가능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왜 3월 입학이 생겼을까? 일제 강점기 잔재로 우리나라도 일본을 따라 4월에 개학을 하다가 1961년도부터 3월 신학기제로 바뀌었다. 또 하나의 이유는 경제 수준이 어려워 난방비가 많이 드는 추운 겨울은 피해야 했기 때문에 3월에 신학기를 시작했다고 한다.

 

아직까지 일제 강점기 시대를 겪고 있는 것도 아니고, 학교에 냉난방시설이 다 마련된 상황에서 3월 신학기제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정부는 2008년 5월 27일자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 공포에 따라 취학연령을 변경했다. 2009년부터는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로 당해 출생년도 입학으로 변경됐다.

 

▲ 성남시 중고생 돌봄지원금 안내문

 

첫번째로 해당하는 출생년도는 2009년 3월에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2002년생이었다. 하지만, 시행령이 5월 27일 공포됨에 따라 이미 2002년 1월부터 2월말 출생은 2001년도에 입학한 상태였다. 그래서 2009년 3월 1일 입학 때는 2003년 1, 2월생이 입학할 수 없어 '빠른' 입학이 사라졌다. 다만, 자녀의 발육상태 등을 고려해 일부 조기입학신청할 경우 허용했다.

 

이런 정책이 교묘하게 성남시가 추진하려는 '코로나19 중ㆍ고등학생 돌봄지원금'과 정확하게 맞물렸다. 성남시는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부모의 소득감소, 각종 교육복지혜택 중지, 비대면 온라인 수업 등으로 인한 돌봄 비용 증가로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는 성남시 중고생에게 돌봄지원금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대상은 2002년 3월 1일부터 2007년 12월 31일로 정했다. 


요즘은 다들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를 같은 나이로 보고 있는 상황에서 성남시는 '돌봄지원금'을 주면서 왜 출생년도를 3월 1일로 정했을까?

 

지급 대상자 중 관내 중고생은 성남교육지원청을 통해 확인이 가능하지만, 앞서 언급한 입학기준 적용이 2009년부터였지만, 마지막 '빠른' 입학 대상자였던 2002년 1월 1일부터 2월 28일 출생자는 제외한 것이다. 이들은 이미 대학생이 되었거나, 재수생 또는 사회인으로 변해 중고생 자격이 아니기 때문에 안타깝지만 한달 또는 두달 차이로 이런 혜택을 받지 못한다.

 

어른들은 1년을 먼저 살기에 유리하다고 말하지만, '빠른'은 이럴 때는 불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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