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가 있는 부모는 수십, 수백 번의 상처와 회복을 반복한다

최충일 사회복지전문위원 | 기사입력 2021/01/07 [09:08]

장애가 있는 부모는 수십, 수백 번의 상처와 회복을 반복한다

최충일 사회복지전문위원 | 입력 : 2021/01/07 [09:08]

▲ 최충일 사회복지사와 아들.

[분당신문] 내가 아닌 나를 보여주고 싶어서 강한 척 아는척 하려고만 했던 내가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장애가 있는 나도 아빠가 될 수 있다는 희망. 아내의 임신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그랬던 것 같다.

 

평소 비교하던 대상들. 이른바 결혼한 장애인들 중 자녀가 없는 장애인들에게 우월감이 있었다. 그것을 유지하고 싶었고 조금이나마 내가 성인으로서 결혼하지 못한, 혹은 결혼했어도 자녀가 없는 장애인들에게 우쭐했던 모습이 있었다.

 

몇 달 전 아들이 '아빠는 이것도 못하면서' 라며 울먹이며 화내며 나를 때리려고 달려들었던 순간이 있었다. '나도 아들에게 맞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에 서러웠다. 더불어 그때 아들의 주먹을 피하지 못했다면 눈 주변이 퍼렇게 멍들었을 것 같다.

 

내가 아빤데 아들이 아빠에게 주먹질을 하나. 아들이 크면서. 자기보다 키 작은 아빠를 우습게 보고 그러나. 순간 마음이 복잡하고 두려웠었다. 화내며 잠든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아빠를 무시하지 않게, 아빠의 존재가 어떤 의미인지 깨닫게 해 달라며 기도했었다.

 

다음날 아침. 평소와 다르게 아빠에게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밥을 먹다가 "아빠 어제 화내서 미안해"라고 했다. 나는 어제 기억이 떠올라 소리를 지를까 회초리를 들까 하다. 숟가락만 밥그릇을 휘저었다.

 

이럴 때 일 수록 아빠의 무서움을 보여주라는 아내의 반응과 아들에게 더 가까워질 수 있는 대화를 하라던 부모님의 말씀이 교차했다.

 

장애가 있는 부모는 수십, 수백 번의 상처와 회복을 반복한다고 하는데. 아빠에게 화내며 달려드는 아들을 보며 난 사실 아들을 의지하고 기대만 했지 훈육의 방법을 몰랐던 것 같다.

 

와이프의 말이 맞는 것 같다. 알면서도 서운한 것은 아들이 나를 아빠로서 존중하지 않을 것만 같은 두려움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분당신문>에서는 장애인식 개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인권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최충일 사회복지사의 칼럼을 게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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