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넘게 성남 술꾼 해장 담당한 '우림 뼈 해장국'

"아. 이게 뼈 해장국의 진수구나!"

유일환 기자 | 기사입력 2021/02/08 [07:53]

30년 넘게 성남 술꾼 해장 담당한 '우림 뼈 해장국'

"아. 이게 뼈 해장국의 진수구나!"

유일환 기자 | 입력 : 2021/02/08 [07:53]

"자네 집에 술익거든 부디 나를 청하시소서. 초당에 꽃이 피거드란 나도 자네 청하옵세. 백년간 시름없는 일 의논코자 하노라." 새해 구십사년 신춘 우곡 이재수 씀.

 

▲ 30년 넘게 밤새 지친 성남 사람의 해장을 담당한 '우림 뼈 해장국'

 

[분당신문] 구성남시청 건너편, 이제는 성남시의료원이라고 해야 맞다. 그 건너편 파리바게트 골목으로 20미터 들어가면 오래된 해장국 노포 '우림뼈해장국'이 나온다.


이곳은 노부부가 운영하는 곳으로 매장 안에 걸려있는 메뉴판 옆에 걸린 액자에 쓰여진 글자에 '새해 구십사년'이라고 했으니, 적어도 27년을 족히 됐다는 증거인 셈이다. 이도 부족하다. 일부 증언에 따르면 1987년에도 있었던 곳이라고 하니, 30년은 훨씬 넘었을 것으로 짐작이 간다. 

 

▲ 마늘장아찌와 깍두기, 풋고추가 전부다.

이렇게 오랫동안 한 자리를 지킬수 있었던 원인은 위치가 한 몫했을 것으로 보인다. 80년대 성남시청이 있던 삼거리는 구한전골목을 중심으로 뒷골목은 단란주점, 유흥주점, 고깃집 등이 위치해 인근에 있던 사무실 회식으로 늘 불야성을 이뤘던 곳이다.


그래서 택시기사들은 '술 한잔 할 곳'을 찾는 고객이 있다면, "당연히 시청 앞으로 모셨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다. 

 

이렇게 '부어라, 마셔라'하던 사람들이 찾는 마지막 종착역은 어디였을까? 성남에서 구시청 인근을 알 정도라면 누구나 '우림 뼈 해장국'을 꼽는다. 지금도 서울에 직장을 둔 성남 사람들이 야간 근무를 마치고 꼭 찾는 곳이 '우림 뼈 해장국'이기도 하다.


예전에는 점심 장사도 했다고 했지만, 최근에는 저녁 장사만 고집한다. 세월이 흘렀다는 증거다. 노부부가 운영하다보니 하루종일 영업하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밤이 시작되는 오후 7시에 문을 열고 다음 날 새벽까지 장사를 하고 있다. 그런 탓에 너무 일찍가면 들어가지도 못하고 기다려야 하는 '대기'를 하기도 했다.

 

'우림 뼈 해장국'의 가장 큰 특징은 깊은 맛이다. 뼈 해장국이 제대로 끓여내지 못하면 누린내로 인해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뼈도 말라 붙어 보기가 흉할 수 있다. 하지만, 이곳은 이런 불신을 한꺼번에 걷어 낸다.

 

▲ 메뉴판 옆 액자에 쓰여진 글자가 남다르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푹 끓여낸 깊은 맛이 더해지면서 "아, 이게 뼈 해장국의 진수구나!"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그리고 뚝배기 그릇에는 굵직한 뼈와 우거지가 듬뿍 담겼다. 밤새 피로에 지친(술에 찌든) 이에게 최고의 해장국인 셈이다.


함께 나오는 마늘 장아찌,깍두기, 된장, 풋고추도 비주얼을 더한다. 특히, 마늘 장아찌는 뼈 해장국의 최고의 파트너다.

 

코로나19가 게속되는 요즘, 저녁에 문을 여는 탓에 어떻게 버티고 계실지 궁금하다. 혹시, 이곳을 찾거나, 지날 일 있으면 노부부의 안부도 묻고, 뼈 해장국의 맛도 확인해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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