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 설악산] 신년 산행, 백두대간의 허리 '강원도 최고봉'에 다녀오다

김정삼 여행전문가 | 기사입력 2022/01/09 [15:25]

[양양 설악산] 신년 산행, 백두대간의 허리 '강원도 최고봉'에 다녀오다

김정삼 여행전문가 | 입력 : 2022/01/09 [15:25]

-  '산과 함께 100대 명산 순례', 설악산 대청봉산(1,708m)

- 사람이 실려 날아갈 듯 불어댄 멧부리 칼바람에, 설악의 위엄을 느끼다 

 

▲ 구름이 지나면서 휙 비쳐준 멀리 백두대간 점봉산이 볼만하구나.

 

[분당신문] 지난 주 영하 20도 한파에 고생할까 봐 일부러 한주 미뤄서 8일 따뜻한 날씨에 찾았다. 오색약수터 부근 온천장에서 하룻밤 묵고 출발한 길, 오전 8시 30분부터 산에 들었다.

 

햇살 많은 남설악이라 그런지, 잔설도 별로 없는 늦가을 분위기다. 들머리부터 돌계단을 따라 급경사가 이어지는 데, 국립공원이라 쉼터 조성이 잘 되어있다. 물길을 따라 얼음폭포도 볼거리고, 몇백년 된 나무가 쓰러져 안타까운 모습도 우연히 만난다. 

 

▲ 벼락 맞는 주목도 하나 둘 보이고, 축축 늘어진 소나무 풍채도 예사롭지 않은 곳.

 

만만치 않은 장거리 산행이라고 마음준비를 해서인지 ‘산’은 제 혼자 속도를 더 냈다. 하산하는 산객이 ‘산’에게 기특하다고 알은체를 하셔서, 언제 오르셨냐고 물으니 새벽 4시란다. 부지런도 하셔라. 40여 명이 함께 일출을 봤다고, 사진도 보여주신다. 덕분에 일출을 보는구나. 

 

흐린 날씨라 주위 풍경이 잘 보이질 않는다. 구름이 지나면서 휙 비쳐준 멀리 백두대간 점봉산이 볼만하구나. 돌길과 계단길을 반복해 지나치다보니 어느덧 해발고도 1천여 미터. 

 

▲ 돌길과 계단길을 반복해 지나치다보니 어느덧 해발고도 1천여 미터.

 

정상까지 1km 구간을 알리는 지점부터 온 세상이 하얀 눈. 벼락 맞는 주목도 하나 둘 보이고, 축축 늘어진 소나무 풍채도 예사롭지 않은 곳. 300미터 남은 지점에 동절기 안전장비 착용을 부탁하는 문구가 친절하다. 

 

키작은 나무들이 줄 지어서고 남설악탐방지원센터 5km, 백담사 12.9km를 알리는 알림판이 보이면 정상. 그 돌무리 한가운데 선 대청봉 정상석. 

 

▲ 물길을 따라 얼음폭포도 볼거리고, 몇백년 된 나무가 쓰러져 안타까운 모습도 우연히 만난다.

 

칼바람이 분다. 맨손, 맨얼굴은 버티지 못할 정도로 부는 바람, 주위에 거칠 것 없으니 오로지 바람만이 부는 세상. 강풍에 밀려다니면서 어렵게 사진을 찍은 산객들은 서둘러 하산이다. 우리는 바람을 피해 돌무리 바로 아래서 잠시 머물렀다. 

 

환상적인 흰구름이 노니는 하늘은 ‘있는 그대로’ 존재한다. 지나는 구름이 걷히면 간간히 아래를 비추는 데, 아득하구나. 칼바람을 견디며 기다린 자, 아름다움을 담을 수 있다. 

 

▲ 돌무리 한가운데 선 대청봉 정상석.

 

정상을 오른 자의 여유를 담아, 내려오는 길은 일사천리다. 미끄러지듯 눈길을 쉬이 내려가, 잘 조성된 돌계단서 무릎팍 하중을 살짝 느끼고, 푹신한 낙엽무덤서 다독이면 산 아래,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산행을 마쳤다. 

 

10km를 다녀 온 7시간여 원점회귀 산행. 이제 실력이 붙어 웬만한 산은 다 다닐 듯하다. 강원도 명산순례를 마쳐, 이제 남도 순례길만 남았다.  

 

올해 안에 100대 명산 순례가 끝날 기세다. 아들 ‘산’은 금강산과 백두산을 꼭 넣자는 데, 큰꿈을 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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