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어주고 응원해주셔서 소를 키울 수 있었습니다

은수미 민선7기 성남시장

분당신문 | 기사입력 2022/07/01 [08:42]

믿어주고 응원해주셔서 소를 키울 수 있었습니다

은수미 민선7기 성남시장

분당신문 | 입력 : 2022/07/01 [08:42]

▲ 은수미 민선7기 성남시장

 

[분당신문] 지난 4년, 어려운 고비가 꽤 있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에 산불, 수해, 설해. 취임 열하루만인 2018년 7월11일 첫 압수수색부터 퇴임을 앞둔 지난 6월16일 압수수색까지. 이중 대장동 압수수색만 7번이었고 그 중 6번째는 17일간 계속되기도 했습니다. 고소·고발 역시 수없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혹여나 행정공백이 생길까, 정책이나 사업이 발목을 잡힐까 노심초사했습니다. 하지만 믿어주고 응원해주셔서 소를 키울 수 있었습니다. 

 

아동수당, 아동의료비상한제, 다함께돌봄, e스포츠경기장과 판교컨텐츠 거리, 판교트램, 남위례역 신설, 법조단지이전협약, 1공단공원화, 시립역사박물관건립시작, 성호시장재개발, 일하는시민조례, 청년지원센터, 여성비젼센터 등 성남의 제2의 도약을위한 발판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제 그릇이 작고 부족하여 정쟁을 막지는 못했지만, 새로운 공적 가치를 세우고 사람을위한 시정을 펼치는 것에 충분하지 못하여 정말 죄송하지만, 여러분 덕분에 매일 매시간 최선을 다할 수 있었습니다.  공직자동료들과 함께 서로를 믿고 응원하며 길을 트고 아이들의 꿈을 틔우고자 용기를 낼 수 있었습니다.   

 

랄프 월도 에머슨은 “무엇이 성공인가”(What is success)라는 시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자주 그리고 많이 웃는 것, 현명한 이에게 존경받고, 아이들에게 사랑 받는 것, 정직한 비평가의 찬사를 듣고 잘못된 친구의 배신을 참아내는 것, 아름다운 것에 감사할 줄 알고 남에게서 가장 좋은 장점을 발견하는 것, 한 평의 정원을 가꾸든 사회환경을 개선하든,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떠나는 것, 한 때 당신이 이 땅에 살았다는 것으로 인해 단 한 사람이라도 숨쉬기 더 편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지난 4년간 제가 있어서 여러분 중 누군가가 “조금은 더 숨쉬기 편해지고 살기 수월했다”고 느꼈을까. 그 전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삶이 거두어지는 그 순간까지, 저는 이렇게 묻고 꿈꿀 것입니다.  

 

제 삶이 순탄치만은 않았던 탓에, 구속과 고문, 죽음의 경계에 섰던 대수술, 고문후유증과 유산, 이혼 그리고 벌써 네 번째 재판등 때문에 "어떻게 버티세요?"라는 질문을 받곤 합니다.  

 

사람과 사랑의 힘이었습니다. 사람에게서 참혹하게 상처받지만 또한 사람에게서 위로를 받습니다. 사랑의 힘이 당장에는 약해보여도 그것이 있어 전쟁과 폭력과 증오의 물결에 압도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더욱, 제가 있음으로 하여 그 누군가의 삶이 수월하고 숨쉬기가 편했을까? 제가 받은 사랑과 행운만큼 누군가를 위해 용감하게 사랑하고 버텨주었는가?는 제게 중요합니다. 사람의 소중함과 사랑의 강함을 알게하신 여러분과 신께 감사드립니다. 잘 살겠습니다.  

 

※ 이 글은 2022년 6월 30일 임기를 마친 은수미 성남시장 퇴임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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