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走鹿)마을로 초대합니다!

맑은 공기와 깨끗한 자연을 간직한 고향마을

유일환 기자 | 기사입력 2015/08/06 [09:02]

사슴(走鹿)마을로 초대합니다!

맑은 공기와 깨끗한 자연을 간직한 고향마을

유일환 기자 | 입력 : 2015/08/06 [09:02]

[분당신문] 여주군 금사면 주록(走鹿)마을. 말 그대로 예부터 사슴이 뛰어놀았다는데서 유래됐다고 한다. 지금은 사슴을 보기가 그리 쉽지는 않지만 사슴이 뛰어놀았던 산과 깨끗한 물은 여전하다. 요즘에는 주록마을보다는 흔히 사슴마을이라도 한다.

   
▲ 마을 냇가에서 고기잡이가 시작됐다.
초행길은 늘 어렵다. 잘 나가던 내비게이션이 곤지암 부근에서 먹통이 됐다. 더 이상 안내를 하지 못하니, 미리 준비한 안내도에 의지할 수밖에. 옆 조수석에 앉은 초등학교 2학년 딸이 인간 내비게이션을 자청했다. 가는 길은 그닥 어렵지 않았다. 사슴마을 이연묵 위원장께서 친히 마련한 인터넷 홈페이지(www.julokfarm.com) ‘사슴마을 오시는 길’ 안내를 인쇄해 가져가면 초행이라도 헤맬 일이 전혀 없다. 주의해야 할 지점마다 생생하게 사진을 찍어 이정표를 만들었다. 그 길을 따라 실수만 않는다면 넉넉잡고 1시간 정도면 도착한다. 

   
▲ 마을 안내도.
굽이굽이 산자락과 깨끗한 청정 계곡

마을을 둘러보자. 사슴마을은 경기 남부권 지역 중 지대가 가장 높은 해발 400m에 위치한 마을이다. 이런 지형 때문에 사람의 접근이 쉽지 않아 사슴이 뛰어 놀던 주록(走鹿)이라 불렸던 곳이다. 처음에는 사람이 살지 않는 산길이라 ‘주록 거리’로 알려졌지만, 이후 마을이 형성되어 주록리가 되었다고 한다. 덕분에 여기까지 오면서 굽이굽이 산자락과 깨끗한 청정 계곡을  간직한 작은 개울이 많아 농촌 체험하기에는 안성맞춤인 농촌마을이다. 

높은 위치와 상수원 보호구역 덕분에 사슴마을은 청정지역의 보고다. 서울과 약 5도 정도 차이가 나고, 산골마을이라 낮과 밤의 기온차도 심해 농약 칠 이유가 없어 환경농업과 생태보전의 가장 적임지다. 산골이라 평야지역에서 보기 힘든 산자락에 형성한 다랑이 논밭이 흔히 보인다. 산비탈을 깎아 만든 논밭이 한 여름 고즈넉한 마을 분위기와 한층 어울린다.

따라서 사슴 마을의 농촌 체험은 계절별로 다양하다. 봄에는 딸기 수확부터 나물 캐기, 야생화 가꾸기 등을 즐기고, 여름에는 참외, 감자, 옥수수, 표고버섯을 수확하고 무엇보다 계곡을 찾아 시원한 물놀이를 즐길 수 있어 좋다. 가을은 말 그대로 수확의 계절이다. 고구마, 밤, 감, 벼 수확은 물론이고, 김장김치, 메주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이 기다리고 있다. 겨울에는 썰매타기, 빙어낚시, 연날리기, 팽이치기, 허수아비 만들기를 즐긴다. 계절과 상관없이 연중 펼쳐지는 프로그램으로는 떡메치기, 손두부 만들기, 천연염색, 제기 만들기, 널뛰기, 윷놀이 등도 있다. 

   
▲ 꼬마들이 염색을 마치고, 신기한 듯 들여다 보고 있다.
떡메 치는 아빠들 “힘 최고!”

지금부터 자연만큼이나 넉넉한 인심, 천혜의 자연을 지척에 둔 산골마을, 주록마을에서 보내는 하루를 소개한다. 단체로 오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홈페이지 신청을 통해 정해진 시간에 삼삼오오 모이기 마련이다. 이제부터는 힘을 쓸 차례다. 가장 먼저 아빠들이 나섰다.

이연목 위원장의 입담이 맛을 더하는 떡메치기 체험이 시작됐다. 처음부터 아빠들을 나오란 이유를 들어 본 즉, “떡메는 남자가 쳐야 제 맛”이라고 너스레를 떤다. 여기에 곁들여 지는 우스갯소리. 옛날 마님들이 쓸만한 남자 머슴을 찾을 때 시험 과목이 바로 떡메치기였다는 것. 떡메는 힘만 있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요령도 있어야 한다.

커다란 나무 방망이(떡메) 자루를 한 손을 끄트머리, 다른 손은 방망이 안쪽에 놓는다. 그리고 내려칠 때는 앞 다리에 힘을 주고 안쪽 손이 미끄러지듯 나오면서 직각이 되도록 쳐야 한다. 그래야 찐 찹쌀이 튀지 않고 인절미로 변한다. 이런 요령과 힘을 마님은 제대로 알고 있었다는 믿거나 말거나 한 이야기란다.  

꿍~ 떡~ 꿍~ 떡~ 기합소리에 어느새 여주 찹쌀은 고운 인절미로 변했다. 그것도 쑥이 들어간 인절미. 여기에 산골마을에서 직접 콩가루를 뭍이면 고소하면서도 쫄깃한 인절미가 탄생한다. 방금 밥 한 그릇을 비웠는데도 거침없이 입으로 가져간다. 콩 꼬물로 뒤범벅이 된 얼굴은 개구쟁이 얼굴 그대로다.

인절미로 배를 채운 후 일행은 마을 뒤쪽 밭으로 이동한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아직도 남아있는 하지감자밭을 털기 위해서다. 많은 가족이 온 탓에 밭 두 고랑쯤은 일도 아니다. 1인당 1m 정도의 할당을 받아 손에 쥔 호미로 감자를 캐기 시작했다. 이 때 주의할 점이 있다. 겉으로 보이는 감자가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 그 밑으로 더 캐보면 더 굵은 감자가 기다리고 있다. 또 무턱대고 호미로 팠다가는 감자가 생채기를 입으니 조심해야 한다. 천천히 밭고랑 바깥쪽부터 안쪽으로 파 들어와야 한다.

   
▲ 떡메치기 체험은 더위를 잊게했다.
피라미, 송사리 잡는 계곡으로 ‘첨벙’

아이들이 감자를 캐는 동안 감자에 대한 교육도 이어진다. “단순히 수확 체험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감자가 뿌리 식품인지 열매식품인지부터 원산지는 어디며, 재배방법 등과 농사시기, 수확시기 등을 알려주면 체험 후에도 많은 것을 얻어 가게 된다”는 것이 이연목 위원장의 팜스테이 운영에 대한 철학이다. 감자 캐는 동안 아이들은 흙투성이로 변했다. 땅과 벗 삼아 살아가는 이들의 고마움과 땅을 알아 나가는 소중한 기회였다.

오자마자 힘쓰는 일을 한 일행은 7월 더위에 지치기 시작했다. 꼬마 아이들도 땀으로 범벅이 되어갔다. 이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뭐. 바로 물놀이다. 누구라 할 것 없이 고함을 지르며 마을 계곡으로 향했다. 잠깐, 이때 준비해야 할 것이 있다. 맑은 물에서만 산다는 송사리, 피라미를 잡기위한 도구가 필요하다. 바로 족대(반두)다. 그런데 모양이 조금 특이하다. 미니족대이기 때문이다. 이것도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 중 한가지다.

준비물이 필요하다. 양파망 1개, 오뎅 꼬치 막대기 2개, 그리고 묶을 수 있는 끈 15가닥. 양파망을 길게 펼쳐지도록 자른다. 양쪽 끝을 접고 꼬치 막대기를 손잡이가 나올 정도를 남기고 묶는다. 아래쪽은 굵은 선을 양쪽으로 묶은 다음, 양파망과 겹치도록 해서 끈으로 정리해서 묶는다. 그러면 미니 족대 완성.  

드디어 입수. 첨벙~ 첨벙~ 난리가 났다. 더운 날씨 탓도 있지만 물만 보면 신나는 아이들의 습성도 작용했으리라. 처음에 발만 담갔던 아빠들도 덩달아 신나서 아예 몸을 담그고 물고기 잡기에 여념이 없다. 드디어 고함이 떠졌다. 모두의 눈길이 한 곳으로 쏠렸다. 설마 잡힐까 했는데, 정말 아기 손톱만한 피라미 몇 마리가 졸대에 거려 파딱거리고 있다. 이에 뒤질 새라 다들 개울을 뒤지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다들 몇 마리는 낚았다. 준비해간 물통이 아이들 어항으로 돌변했다. 더웠던 날씨도 계곡의 바람과 시원한 물과 함께 하니 무더위도 한풀 꺾인 듯하다. 이렇게 사슴마을의 여름은 아이들 기억에 남을만한 소중한 여행으로 채워지고 있다.  

   
▲ 고기잡이 삼매경.
사슴마을 100배 즐기기

■ 체험일정
체험일정은 1박2일 체험과 당일 체험 두 가지다. 당일체험은 11시부터 진행하며 천연염색, 점심식사, 수확체험, 계곡 물놀이, 떡메치기 등을 체험하며 오후 4시 정도면 귀가할 수 있다. 체험비는 어른 2만5천 원, 아이들은 2만2천 원. 평일 개인들이 많이 신청한다. 주말과 단체라면 1박2일 체험을 권한다. 낮 일정은 비슷하지만 저녁에 토종돼지 바비큐 파티와 모닥불 앞에서 여름밤을 즐길 수 있다. 체험비는 숙박, 점심, 바비큐, 아침식사 모두를 포함해 어른은 4만5천 원, 아이들은 4만2천 원. 


■ 먹거리와 농산물 직거래
여주지역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닌 쌀의 고장이다. 여주를 찾으면 여주쌀밥 맛을 보는 것은 당연하다. 또 메밀을 주원료로 매운 양념을 가미하여 독특한 맛이 일품인 천서리 막국수도 빼놓을 수 없는 여주의 먹거리다. 이 마을 특산물 가운데 단연 인기는 표고버섯. 표고는 봄·여름·가을에 걸쳐 참나무류나 서나무·밤나무 등 활엽수의 죽은 가지에서 난다. 예로부터 맛이 뛰어나 송이와 능이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주요 식용버섯으로 대접받고 있다. 여주밤고구마도 이 지역 특산품이다. 수확기에 온도차가 커서 전분축적이 많고 유기물 함량이 높고 배수가 잘되기 때문에 고구마의 착색이 좋고 맛이 좋다.

■ 찾아 가는 길

중부고속도로(광주·곤지암 방면)→곤지암IC(이천방향)→3번 국도 킴스빌리지와 육교 지나 곤지암사거리(양평방향 좌회전)→98번 국도→만선리 사거리(양평방향 진행)→여주방향 우회전→동부화재 연수원 앞을 지나 고갯길→주록휴게소 옆 산마을 농장 도착.

■ 체험 문의
체험관리자 031-884-6554, 010-5432-9620
마을 홈페이지(www.julokfarm.com)

  • 도배방지 이미지

관련기사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