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자 폐지' 과연 학생을 위한 것인가?

이영희(경기도의회, 성남6) 의원

분당신문 | 기사입력 2016/09/10 [19:00]

'야자 폐지' 과연 학생을 위한 것인가?

이영희(경기도의회, 성남6) 의원

분당신문 | 입력 : 2016/09/10 [19:00]

   
▲ 이영희(경기도의회, 성남6) 의원
[분당신문] '야간자율학습'을 바라보는 교육감의 획일적 시각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며,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는 '야간자율학습 강제폐지'가 학생을 강제로 학교 밖으로 내모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현재의 '야간자율학습'은 글자 그대로 정규 학교수업이 모두 끝난 후에 자율적으로 학교에 남아 공부하기를 원하는 학생들이 학습을 하는 것입니다. 자기주도적 학습시간인 것입니다. 이는 예전처럼 학교가 강제로 학생을 붙들어두고 학생의 진로탐색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학생들이 수동적으로 지도를 받아야만 하는 정규 수업시간과는 달리, 학생 스스로 생각을 하며, 자기 주도적으로 공부를 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입니다. 공부를 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학습한 내용을 자기 것으로 내면화시키는 시간이 꼭 필요함을 잘 이해하실 것입니다.

그런데 왜 교육감께서는 이 시간이 비생산적이고, 알파고 시대에 걸맞지 않는다고 단정 지어 말씀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현재도 고등학생의 20%만이 학교에 남아서 야간자율학습을 하고 있습니다. 80%의 학생은 스스로 판단하여 각자의 꿈과 끼를 찾아 학교 밖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스스로 학교에 남은 20% 학생들을 학교에 남지 못하게 하고, 학교 밖으로 내몰면서 '야자로부터의 해방'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인지 도무지 납득할 수가 없습니다.

학교의 시설물의 주인은 학생입니다. 학생이 스스로 학교 도서관이나 교실에 남아 공부하고 싶다면, 학교는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배려려해주어야 하는 것이지, 교직원의 칼 퇴근을 보장하기위해, 학교의 정규 수업이 끝나는 대로 학생을 학교 밖으로 내모는 것이 무슨 개혁이고, 학생을 위한다고 하는 것입니까?

정녕 야간자율학습 폐지가 학부모와 학생을 위한 결정입니까? 그들이 최대 수혜자입니까. 그런데 왜 교육감의 야간자율학습 폐지 소식에 학교 교사들은 환호성을 지르고, 사설교육기관들의 주식 값이 치솟는 걸까요.

더 큰 문제는 교육감이 대책으로 내놓은 예비대학 과정입니다. 제 고정관념에서의 예비대학은 고등학교 수업을 다 마치고 대학의 입학시험에 합격하여 대학 입학식 전에 대학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사전 교육과정입니다. 그런데 대학 입시에 합격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는 고등학생들에게 예비대학 과정을 이수하게 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우리 속담 표현처럼 '떡 주기 전에 김칫국부터 마시는 격'이 아닙니까?

또한 예비대학 발상에는 대학을 반드시 다녀야 하는 곳이라는 인식마저 심어주고, 그동안 학위장사라는 비난과 학비만 비싸고, 영양가 없는 교육을 실시해 온 대학을 연명시키게 하는 수단으로 이용될 것입니다. 아울러 예비대학에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또 누구에게 감당하게 하려 하십니까?

교육감은 그동안 4.16 체제를 외치며 한 명의 아이도 소중하다면서 교육복지는 줄곧 외면해왔습니다. 바로 그 한 명의 아이를 돌봐 줄 교육복지사 배치를 인력문제라고만 하고, 교사가 하면 된다고 외면으로 일관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가 전국 시도교육청 중 최하위 수준의 교육복지지원 경기교육을 만들었습니다.

9시 등교는 어떻습니까? 학교 자율에 맡긴다고 하면서 얼마나 윽박질렀는지 실시율이 99.9%입니다 이제 야간자율학습도 학교장 자율에 맡긴다는 말로 학교를 윽박지르실 겁니까? 이는 교장 인사권을 가진 교육감의 전횡이자 교육감의 독단적인 교육행정입니다.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지, 교육감이 아닙니다. 학교를 자율에 맡긴다면서 더 큰 광풍으로 학교를 힘들게 하지 마십시오.   

※이 글은 9일 열린 경기도의회 제313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이영희 의원이 5분 발언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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