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생 관리해야 하는 염증성 장질환, 올바른 지식이 삶의 질 좌우
- 환자의 지식 정도 평가가 향후 질환 악화 예방과 치료방향 선정에 역할 커
- 기존 평가도구 개발 후 20년 지나 최신 의학정보 반영 못해…신규 도구 개발로 정확도 높여
[분당신문] 유명 방송인의 질환으로 널리 알려지게 된 크론병 등은 ‘염증성 장질환(IBD; Inflammatory Bowel Disease)’으로, 장관 내에 비정상적인 염증이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괴로운 질병이다. 정확한 발병 원인이 밝혀져 있지 않아 평생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으로 분류돼 있고, 완치보다는 증상과 염증의 조절 및 합병증 예방이 치료의 주된 목적이다.
그렇지만 치료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은 예방이고, 환자의 올바른 지식에서 나오는 ‘건강한 습관’은 질병의 악화를 막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염증성 장질환 환자가 회피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특정 음식(커피, 동물성 지방 등)이 실제로는 질환 악화와 관계가 없었던 사례 등은 잘못된 정보가 환자의 삶의 질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그래서 염증성 장질환으로 진단된 환자에 대해서는 질환에 대해 얼마나 지식을 갖추고 있는지를 평가해 향후 치료 및 교육에 활용하고 있는데, 기존 평가 도구(CCKNOW; Crohn’s and Colitis Knowledge)는 1999년에 개발돼 거의 20년이 다 되어가는 데다 영국에서 들여온 번역본이라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에 서울아산병원 양석균 교수와 분당서울대병원 윤혁 교수 공동연구팀은 염증성 장질환에 대한 최신 의학 정보를 반영하고 정확도를 높인 새로운 평가도구 ‘IBD-KNOW’를 개발하고 본격 임상 적용에 나섰다.
▲ 염증성 장질환 관련 분야별 평가 정답률 |
또한 새로운 평가도구에는 염증성 장질환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분야별로 각각 평가할 수 있고 환자의 삶의 질과 관련되어 강조되고 있는 예방접종 등 최신 치료 경향과 관련된 문항이 포함되어 있어 향후 질환에 대한 개별 환자 맞춤형 교육 등에 있어서도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염증성 장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한 평가임에도 전체 정답률은 55.7%에 불과했는데, 이는 의사 등 전문가 의견보다 인터넷 등 부정확한 정보가 많은 출처를 우선하는 데 원인이 있을 수 있어 정보의 선택 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번 연구의 제 1저자인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윤혁 교수는 “새로 개발된 평가 도구는 기존 도구보다 사용이 더 편하고 정확할 뿐만 아니라 환자의 임상 활용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며, “한글판과 함께 개발돼 미국에서 연구가 진행 중인 영문판 검증이 끝나면 한국이 개발한 평가 도구를 세계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염증성 장질환과 관련된 궁금증이 있을 때는 광고와 잘못된 정보가 많은 인터넷을 검색하기 보다는 전문가와 상의할 것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