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작은 선거 공보물’ 눈길

청년정당 우리미래 우인철 서울시장 후보 A4 4분의 1 사이즈

김일태 기자 | 기사입력 2018/06/04 [10:31]

‘세상에서 가장 작은 선거 공보물’ 눈길

청년정당 우리미래 우인철 서울시장 후보 A4 4분의 1 사이즈

김일태 기자 | 입력 : 2018/06/04 [10:31]

   
▲ 연트럴 파크 유세 중 자신의 공보물 실제 크기를 보여주고 있는 우인철 서울시장 후보.
[분당신문] 6.13지방선거가 13일간의 열전에 들어간 가운데 6월 3일부로 각 후보별 선거 공보물 발송이 마감된다. 후보들은 가가호호로 발송되는 선거 공보물을 통해 후보의 약력, 정책 등을 홍보할 수 있다. 후보자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선거 공보물을 제출하지 아니할 수는 있으나 그 경우 후보자정보공개자료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선거 공보물은 해당 지역구의 가구수 기준으로 제출되는데, 서울시장 후보의 경우 약 457만 부를 제출하여야 한다. 선거비용을 보전받지 못하게 될 경우 선거 공보물 제작 비용에 대한 부담을 개인이 져야 하는데, 높은 선거 공보물 비용으로 여러 어려움을 겪다가 결국 A4의 4분의1 사이즈인 A7 크기의 선거 공보물을 낸 후보가 있다. 바로 청년정당 우리미래에서 출마한 우인철 서울시장 후보다.

우인철 서울시장 후보는 6월 2일 연트럴파크에서 ‘2018년 지방선거 청년공동행동’이 주최한 ‘지방선거 청년정책버스킹’ 행사에서 자신의 공보물 실물크기를 직접 보여주며 “손바닥만한 이 크기의 공보물이 제 공보물”이라며 “이 공보물은 청년의 눈물로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 A4의 4분의1 사이즈인 A7 크기의 선거 공보물.
우인철 후보는 “서울시민 460만 가구에 공보물을 보내려면 보통 3억 정도가 든다”며 “기성정당은 보통 15% 득표를 하기 때문에 사용한 선거비용 전액을 국민세금으로 돌려받기에 자유롭게 선거비용을 쓰지만 청년들은 애초에 그 정도 비용을 들일 여력이 없고 15% 득표를 장담하기 어려워 감히 그 돈을 쓰지 못한다”고 거대정당과 신생정당 간 형평성이 어긋나는 선거과정을 꼬집었다.

우인철 후보는 높은 제작 비용 때문에 오프라인 공보물 대신 온라인 공보물을 만들어 카카오톡으로 확산시키는 캠페인을 기획하고 있었다. 그리고 선거운동 도중에 후보자 재산과 병역 등 정보 공개하는 것이 의무사항이라 최소한 1장이라도 공보물을 발송해야 하고 이를 제출하지 않았을 때는 후보등록 취소사유가 된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한다.

우인철 후보는 그 당시를 회상하며 “기탁금 5천만원을 겨우 모은 상황에서 그 소식을 들었을 땐 정말 눈 앞이 캄캄했다”고 말했다. 우인철 후보는 “많은 청년들, 그리고 시민들이 정치의 변화를 꿈꾸면서 밥 사먹어갈 돈 아껴가며 출마등록금 5천만원을 모아서 후보등록을 해냈는데 공보물 때문에 등록이 취소된다니, 응원해준 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또한 우인철 후보는 “원내정당의 경우 전국공통기호가 부여되어있어 미리미리 공보물을 만들 수 있지만, 원외정당의 경우 후보등록 후 기호를 받은 후 5일 이내에 공보물을 선관위에 보내야 했다”며 “이미 각종 인쇄소가 원내정당들의 선거공보물을 제작하려 대기중이었으나, 난 5일 만에 457만부를 출력할 수 있는 업체를 찾아야 했다. 수많은 곳에 연락을 했지만 받아주지 않았고 어떤 업체는 출력을 승낙했지만 수지에 맞지 않자 포기하겠다고 해 무릎을 꿇고 ‘출마하게 해달라’고 무릎꿇고 빌기까지 했다”며 기호가 정해진 원내정당과 그렇지 않은 원외정당 간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였다.

우인철 후보는 실제 크기의 자신의 공보물을 보여주며 “함께 모여 논의 끝에 나온 아이디어가 손바닥 사이즈의 공보물이었다”며 “정말 최소한의 크기로 만들어서 재산과 병역여부만 기록이 되어 있다. 재산이 0원이고 만기 전역이고 전과가 하나도 없는 단순한 정보다보니 손바닥 사이즈 공보물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우인철 후보에 따르면 A7 공보물 한 장에 2원씩 총 1천만 원이 들었다고 한다.

우인철 후보는 자신이 출마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을 ‘기득권을 넘기 위한 청년들의 눈물'이라고 표현하였다. 우인철 후보는 “올림픽으로 비유하자면 메달을 딴 적이 없는 나라의 선수들은 100M 뒤에서 출발하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메달을 딴 적이 있는 선수들은 선거비용도 마음껏 쓰고 돌려받고 기호도 한참 전에 앞쪽번호를 선점하고 방송3사 TV토론회에도 그들만 나올 수 있다.”고 현재 대한민국의 선거제도가 매우 불공정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조건에서 어떻게, 정치의 변화, 청년정치인의 등장이, 젊은 서울이 가능할것인가”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동등한 기탁금을 내고도 번호가 정해지지 않아 공보물 제작과정에서 겪는 어려움, TV토론회에 참가할 수 없는 상황 둥 선거제도의 공평성 시비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오는 4일, 5일 양일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었던 JTBC 경기지사, 서울시장 TV토론회가 무산됐다. JTBC는 당초 유력 후보만 초청해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토론회에 초청받지 못한 후보들이 반발해 토론회를 취소했다. 이와 달리 프랑스나 서구의 방송토론회에는 9명 이상의 후보가 나오는 등 토론회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를 모든 후보에게 동등하게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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