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쿠츠크를 즐기면서 바이칼에 발을 담구다

민족의 시원을 찾아 떠나는 여행(10)

백왕순(전 내일신문 기자) | 기사입력 2018/07/19 [06:41]

이르쿠츠크를 즐기면서 바이칼에 발을 담구다

민족의 시원을 찾아 떠나는 여행(10)

백왕순(전 내일신문 기자) | 입력 : 2018/07/19 [06:41]

   
▲ 담비를 입에 물고 있는 표범상이 이르쿠츠크주의 상징이라고 한다.
[분당신문] 아홉째날(7월18일), 오늘은 이르쿠츠크를 배우는 날이다. 그리고 오늘 밤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귀국하는 러시아에서 마지막 날이다.

호텔에서 아침 식사 후 9시30분경 출발해 시베리아 전통목조 건축물과 원주민들의 생활상을 재현해 놓은 '딸찌 민속박물관'으로 향했다. 우리나라 용인민속촌 같은 곳이다. 자작나무 숲을 지나 마을에 도착해 전통 악기를 연주하면서 노래하는 것를 듣는 재미도 솔솔했다. 앙가라강 댐을 만들면서 수몰되었던 마을을 이곳에 복원했다고 한다. 브리야트족을 비롯해 에벤키, 투바, 까자크족이 살았다고 한다.

일행은 바이칼과 앙가라의 슬픈 전설이 서려있는 '샤먼바위'를 보고, 바이칼호수의 생태계를 전시한 '바이칼 호수박물관'을 방문했다. 수족관에는 식용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오므르(오물)'라는 생선부터 다양한 종류의 어종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리고 바이칼을 정화하는 새우 종류인 '에피쉬'도 신기했다. 특히 세계에서 유일하게 민물에 사는 바다표범 '네르파'를 볼 수 있어 기분 좋았다. 통통한 두놈이 귀여웠다. 물론 갇혀 있는 것이 안타까워 보이기도 했다.

   
▲ 선사시대 살던 모습 재현, 노천시장에서 팔고 있는 오므르(오물), 거리의 화가 모습과 바이칼에서 사랑의 맹세를 하고 있는 젊은 연인.
점심은 현지식으로 야채샐러드와 스프, 감자튀김과 닭고기 요리가 나왔다. 맛이 좋았다. 점심 식사 후 동네를 한바퀴 돌면서 마을을 구경하고, 리스비안카에 있는 노천시장에 갔다. 물론 바이칼 옆에 있는 동네였다. 러시아에서 유명한 것은 잣과 꿀, 차가버섯이라고 한다.

조그마한 시장을 구경하고, 바이칼에 마지막으로 발을 담궜다. 시원함이 온몸으로 퍼졌다. 나는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바이칼의 돌을 간직하기 위해 몇개를 주웠다.

일행은 마지막으로 바이칼과 앙가라강을 보기 위해 '체르스키전망대'로 이동했다. 336개의 강에서 모인 바이칼 호수에서 밖으로 나가는 강은 앙가라강 하나 뿐이다. 전망대에서 바이칼에서 앙가라강이 시작되는 지점을 조망하는데, 날씨가 흐려 좋은 전망이 나오지 않았다. 사랑을 맹세하는 한쌍의 청년이 눈에 띄였다.

   
▲ 19세기 후반에 이르쿠츠크 대화재로 소실된 전통 가옥들을 고증을 거쳐 재현해 놓았다.
올라갈때는 리프트를 이용하고, 내려올때는 걸어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에 들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들꽃의 향연이었다.

바이칼과 마지막 인사를 하고, 앙가라강가에 있는 식당으로 향했다. 울창한 자작나무와 소나무 숲을 지나 식당에 도착했다. 한폭의 그림이었다. 감자와 돼지고기 꼬치의 맛도 일품이었다. 일행은 아쉬움을 남기고 까페거리 130번가로 갔다.

19세기 후반에 이르쿠츠크 대화재로 소실된 전통 가옥들을 고증을 거쳐 재현해 놓았다고 한다. 입구에 있는 담비를 입에 물고 있는 표범상이 이르쿠츠크주의 상징이라고 한다. 1568년 모피가격이 급등하면서 사냥꾼들에 모여들면서 이르쿠츠크의 정착과 개척이 시작되었고, 표범상은 부를 상징한다고 한다.

나는 거리의 화가에게 200루블을 주고 초상화를 그렸는데, 영 맘에 들지 않았다. 50루블을 주고 산 아이스크림은 제법 괜찮았다. 러시아 1루블은 대략 20원이다.

일행과 합류해 전망좋은 2층에서 맥주한잔을 하면서 러시아,  이르쿠츠, 바이칼과 이별을 고했다. 밤 11시50분 이르쿠츠크 공항을 떠난 비행기는 19일 새벽 4시30분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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