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원기업 설립 멤버로 30년 넘게 근무하고 있는 김해현 대표이사. |
처음에는 막막했다. 오로지 일만 열심히 하면 인정받던 때와는 사뭇 달랐다. 고민 끝에 1996년 1월 1일 드디어 이들은 ‘중원기업’을 설립하게 된다. 41명 모두가 똑같은 지분으로 주주로 참여했으니, 시민기업 등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2010년이라고 볼 때 중원기업은 이미 14년이나 앞서 시민주주기업을 시작한 셈이다.
이때 처음 참여한 주주가 만 61세로 정년으로 현장을 떠났고, 현재는 8명이 남아 중원기업을 이끌고 있다. 이미 정년으로 회사를 떠난 직원의 지분도 특정인이 보유하는 것이 아니라, 골고루 나눠 현재 28명 직원 중 신규 근무자를 제외한 24명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 사회적기업의 기본 양심인 ‘기부·공헌·나눔’을 실천하고자 노력하는 중원기업, |
중원기업은 설립이후 지금까지 회사 경영을 전 직원에게 100% 공개하고 있다. 절대로 특정인이 장악하는 ‘가족 회사’가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모두가 이를 원치 않고 있다. 급여조차도 사무직과 현장 근무자의 차이가 없다. 다른 직원에 비해 임원진의 경우도 수당 10만 원을 더 받는 것이 전부다. 심지어 노조가 필요 없다고 해산하려 할 때 경영진이 이를 말릴 정도로 노사관계가 두텁다.
중원기업을 이끌고 있는 김대현(56) 대표이사는 현재 하고 있는 일이 3D 업종으로 누구보다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남들보다 더 일찍 나서고, 하루라도 덜 쉬어야 했다. 명절 때 하루를 쉬는 것도 ‘기동순찰’이란 이유로 절반의 직원이 나와야 했다. 오로지 일로 승부를 할 수밖에 없던 처지였다. 이처럼 남들이 모두 잠든 시간에 일을 해야 하는 특성을 지녔고, 30년 넘게 근무하면서도 명절이나 휴가 때 제대로 쉬어 본 적이 없기에 중원기업은 설립이후 지금까지 ‘통 큰 휴가’ 정책을 지켜나가고 있다.
▲ 성남언론인협회는 공익적 기업에 대한 탐방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그 두번째 시간으로 중원기업 김대현 대표를 만났다. |
중원기업은 사회적기업의 기본 양심인 ‘기부·공헌·나눔’을 실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처음에는 어색한 탓에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공단지역 대청소에 참여하거나 성금 또는 기금 등으로 대신했다.
하지만, 이제는 직접 장애인 시설과 결연을 맺기도 하고 취약계층 반찬배달 서비스, 독거노인 나들이 동행과 목욕봉사를 하는 등 성숙한 사회 공헌을 찾아가고 있다.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중원기업이 위치한 건물 3층을 마을공동체 공간으로 꾸며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조만간 지역의 아동 또는 주민들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김대현 대표는 “없고, 못 배웠다는 선입견 때문에 악착같이 일을 해왔던 지난날이 있었다면, 이제 중원기업은 당당한 사회의 주역으로 남을 돕고, 함께 일하는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는 일에 동참하고자 한다”며 “20년 전 회사를 처음 세웠을 때처럼 개인이 아니라, 모두가 잘 사고, 지속가능한 사회적 기업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