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의 노포 음식점 '충북식당', 문 닫는다

30여 년 구수한 청국장으로 지켜온 대표 맛집

유일환 기자 | 기사입력 2019/08/19 [09:48]

성남의 노포 음식점 '충북식당', 문 닫는다

30여 년 구수한 청국장으로 지켜온 대표 맛집

유일환 기자 | 입력 : 2019/08/19 [09:48]
   
▲ 8월 29일을 끝으로 충북식당이 문을 닫는다.

[분당신문] 30여 년 성남을 지켜오면서 고향 맛집으로 널리 알려진 성남시 수정구 태평동 소재 '충북식당'이 8월 29일까지 영업을 하고 문을 닫는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건강 등의 사정으로 식당 운영에 힘이 부친다는 것이 폐업의 이유다. 

충북식당의 폐업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동안 이용(특히, 구시청 정문쪽이라 공무원들의 이용이 많았다)했던 손님들이 아쉬움을 전하면서 충북식당을 찾고 있다.

충북식당은 청국장으로 유명하고, 주물럭과 생선구이는 많이 찾는 메뉴다. 특히, 기본반찬으로 나오는 참나물, 달걀찜, 심지어 고등어조림까지 서비스로 제공되기 때문에 전라도식 백반과 당당히 비교할 만하다. 또한, 지역 주민들의 쉼터 역할도 했다.

공무원들에게는 푸짐한 점심과 하루의 피로를 푸는 안식처로, 기자들에게는 밤새도록 열띤 토론을 벌여도 "그대로 두고 가라"며 훌쩍 자리를 피해주는 사랑방 역할을 했고, 더 챙겨 주려는 따뜻한 마음은 성남의 오랜 친구와도 같은 음식점이었다.

특히, 민선2기 김병량 시장의 경우 이 집의 청국장을 거의 매일 먹다시피 했다고 한다. 덕분에 시장실이 있던 2층 복도에는 늘 청국장 내음이 진동했다는 것이다  

   
▲ 청국장으로 30여 년 성남 맛집을 지켜온 충북식당.

충북식당이 어려움을 겪은 것은 시청이 태평동에서 현재 여수동으로 이전하면서부터다. 여전히 옛맛이 그리워 손님이 찾기는 했지만, 2009년말 시청 이전이라는 커다란 공백앞에서 식당을 운영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청국장, 생선구이, 돼지 주물럭과 풍성한 밑반찬은 전라도식 백반과 당당히 비교할 만하다.

더구나 그나마 시설관리공단 등 공공시설로 사용하던 건물도 2011년 10월 말 시립의료원을 짓게다며 발파 해체를 하고 말았다. 이후 2015년 8월에 준공하겠다던 시립의료원은 2019년 8월 현재까지 개원을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근근히 버터오면서 혹시나 하던 기대감마저 허물어지고 말았다.  

결국,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충북식당'은 성남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나고 말았다. 

   
▲ 식당 내부에 마지막 영업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충북식당 손준학, 최인순씨의 아들 손영민씨는 SNS를 통해 "그동안 충북식당을 아껴주시고 사랑해주셔서 정말 아들로써 감사드리고 또 감사드린다"면서 "충북식당은 성남에서 영원히 사라지지만 30년간 단골손님들의 사랑과 추억은 가슴깊이 새기며 고생하신 아버지 어머니께 효도하며 살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손씨는  "아버지 어머니께서 SNS를 못하셔서 부모님을 대신해 감사함을 전한다"며 "어머니께서도 30년간 힘드셨지만, 맛있게 잡숴주셔서 행복하셨다는 말씀 꼭 전해주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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