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성남93, 뮤지컬 ‘상대원 연가’ 첫 공연

경제성장 속 감춰졌던 공장 노동자들의 저항이야기

유일환 기자 | 기사입력 2019/09/26 [15:48]

극단 성남93, 뮤지컬 ‘상대원 연가’ 첫 공연

경제성장 속 감춰졌던 공장 노동자들의 저항이야기

유일환 기자 | 입력 : 2019/09/26 [15:48]

- 상대원공단을 배경으로 한 최초의 작품…10월 4일 성남아트센터 앙상블시어터

   
▲ 극단 성남93은 뮤지컬 <상대원 연가>를 무대에 올린다.

[분당신문] 가난과 한의 역사를 청산하고자 선언한 70년대 박정희 정권의 산업화와 80년대 군부독재시대. 그 밑에서 경제성장을 이뤄낸 것은 모든 노동자였다. 특히 모든 공장의 노동자들은 자신의 이름대신 ‘공순이’, ‘공돌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눈부신 경제성장 속에 그림자로만 존재했다.

'극단 성남93'은 그들의 이름을 찾아주고자 '뮤지컬 상대원연가'를 기획, 오는 10월 3일 오후 4시 성남아트센터 앙상블시어터에서 첫 공연을 선보인다.

뮤지컬 <상대원연가>는 극단 93이 2017년과 2018년 두 번에 걸쳐 무대에 올려졌던  광주대단지 사건을 중심으로 공연했던 <황무지>와 일맥상통하는 공연으로 보면 된다. <황무지>는 도시빈민 즉, 서울시 청계천과 영등포 무허가 판자촌에 살던 주민들을 강제로 성남으로 이주시키면서 발생했던 사건이다.

   
▲ 70~80년대 경제성장을 이뤄낸 것은 모든 노동자였다.

이후, 뒤를 이어 성남은 1970년대 이후 상대원공단이 생겨나며, 공단 속 노동자들의 이야기, 그리고 가려진 역사들을 흥겨운 노래와 춤, 그리고 그 시대를 향수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메타포들이 펼쳐진다.

<상대원 연가>의 무대는 ‘광주대단지'사건 이후 1973년 성남시로 승격된 뒤 들어선  공단이다. 이곳에 공순이라 불리는 '춘자'가 입사한다. 이후, 배고픔을 면하고 또래의 젊은이와 다양한 삶을 즐기지만 '춘자'는 항상 무엇인가 부족함을 느낀다.

‘춘자’는 우연한 계기로 야학을 시작하고 '우철'과 '종태'를 만나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지만 현실은 불합리한 착취와 폭력이 난무한다. 춘자가 노동운동과 인권을 알아갈 즈음 ‘우철’은 경찰에 연행되고, ‘종태’는 죽음을 선택한다. 그리고, '춘자'는 그런 세상에 대항하기 시작한다.

   
▲ '극단 성남93'은 노동자들의 이름을 찾아주고자 '뮤지컬 상대원연가'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상대원 연가>에 나오는 종태는 실존 인물로 1980년 23세의 노동자로 노동자의 인권을 부르짖으며 분신했던 ‘김종태 열사’를 연상케 한다. 

암울했던 1980년대의 시국은 매우 불안했지만, 노동자들이 인권을 외치며 뭉치기 시작했다. 그 속에서 '춘자'는 홀로 걷기와 세상 속으로 들어가야 할지를 고민한다. 그런 ‘춘자’의 고민은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몫으로 남겨지게 된다.

<상대원 연가>를 연출한 극단 성남93의 한경훈 대표는 "성남시의 소재한 상대원공단을 배경으로 한 최초의 작품이기도 하지만 과거 대한민국 발전에 가려진 전국의 모든 노동자에게 작품을 바친다"라고 밝혔다.

일시 : 10월 3일 오후 4시
장소 : 성남아트센터 앙상블시어터
티켓 : 전석 2만원
문의: 극단 성남93(031-722-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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