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구 한남공원, 공원지정 80년째 맞는 날 트러스트운동 선언

유일환 기자 | 기사입력 2020/03/12 [16:24]

용산구 한남공원, 공원지정 80년째 맞는 날 트러스트운동 선언

유일환 기자 | 입력 : 2020/03/12 [16:24]

[분당신문] 시민단체들이 용산구 소재 한남공원에 대해 공원지정 80년을 맞는 날 트러스트운동을 선언했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공동대표 이은희 임항)와 한남공원지키기주민모임, 서울환경운동연합은 12일 오후 2시 ‘한남공원 트러스트 선포식 및 협약식’을 가졌다. 한남공원은 2020년 7월 1일부로 적용되는 도시공원일몰제에 따라 공원구역에서 해제된다.

 

▲ 시민단체들이 용산구 소재 한남공원에 대해 공원지정 80년을 맞는 날 트러스트운동을 선언했다.    

 

한남공원의 역사는 일제강점기인 1940년 3월 12일 조선총독부의 고시에 따라 남산, 삼청, 인왕공원과 함께 서울시 최초의 공원으로 지정되었다. 그리고 정확히 80년을 맞는 2020년 도시공원일몰제로 인해 공원에서 제외될 위기에 처했다.

 

시민단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2020년 도시공원일몰제로 해제되는 서울시 공원 중 사유지가 40.2㎢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 면적을 매입하기 위한 13조7천122억 원이라는 막대한 비용은 서울시의 예산만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도시공원의 운명을 소유주와 자치단체의 결정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 없는 현실을 극복하고자 트러스트운동을 선택했음을 밝혔다. 그리고 시민주도의 도시공원 확보를 위해 시민성금으로 우선 매입할 대상을 한남공원부터 시작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서울환경운동연합, 한남공원지키기주민모임 3단체 간의 ‘한남공원 트러스트운동 협약’을 체결했다. 시민단체들은 향후 한남공원 트러스트운동을 위해 다양한 시민모금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 한남공원이 정확히 80년을 맞는 2020년 도시공원일몰제로 인해 공원에서 제외될 위기에 처했다.    

 

한남공원은 남산과 한강을 잇는 생태축 상에 있어 보존가치가 높은 곳으로 서울시에서도 도시공원일몰에 따른 우선 보상대상지역으로 결정했다. 용산구도 2015년부터 총 7차례에 걸쳐 서울시에 예산 전액지원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는 등 매입을 위한 협의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예산 전액의 시비 지원은 타 구와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이견으로 예산확보의 접점을 찾지 못한 상태다. 결국 5년간 서울시와 용산구의 대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원해제를 불과 100여일 앞두고 있다.

 

턱없이 부족한 공원면적에 주민출입이 불가능한 한남공원

 

한남공원 인근 생활권 공원면적은 1.3㎡로 서울시 평균에 비해 12배나 협소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한남공원이 주택밀집지역 내 위치하고 있어 한강과 용산공원, 남산과 연결되는 녹지축으로 복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공원으로 지정된 80년 동안 서울시민이 밟아보지 못한 불행한 역사의 현장이라는 점도 시민주도 도시공원 확보 이유 중 하나다.

 

1940년 공원지정과 1951년 ‘캠프 니블로 배럭스’ 부지로 이용되었고 1979년 미군기지가 철수되었지만, 공원부지에 미군주택이 지어졌다. 이 과정에서 4만5천㎡이던 공원면적이 2만8천197㎡로 축소되었다.

 

시민단체들은 한남공원 트러스트운동은 서울시민들에게 녹지공간 확보와 생태축 복원을 포함한 청산하지 못한 역사를 바로세우기 위한 일환이라고 밝혔다.  

  • 도배방지 이미지

도시공원일몰제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