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는 꾸준한 안전교육으로 예방

최병갑(분당소방서 소방행정과장)

분당신문 | 기사입력 2012/08/29 [16:31]

사고는 꾸준한 안전교육으로 예방

최병갑(분당소방서 소방행정과장)

분당신문 | 입력 : 2012/08/29 [16:31]

   
▲ 최병갑(분당소방서 소방행정과장)
한 상품에서 치명적 결함이 드러났다면 29회의 고객불만과 고객이든 사원이든 300번 정도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교통사고 경우에는 1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기 전에 35~40명의 중.경상자가 발생하고, 수백 건의 교통법규 위반사례가 동반한다. 어린 시절에 어른들에게서 자주 듣던 말 중에 제비가 낮게 날면 비가 온다고 한다. 습도에 민감한 곤충들이 비가 올 것을 감지하고 지표면 가까이 숨을 장소를 찾아 내려온다. 이 때문에 먹이를 찾아 제비가 낮게 날면 비가 온다고 한 것이다. 이처럼 세상 모든 일은 징후를 앞세우며 다가오고, 사고 역시 그렇다.

1930년대 초 미국 한 보험회사의 관리자였던 H.W.하인리히는 고객 상담을 통해 사고를 분석한 결과 ‘1대 29대 300’의 법칙을 발견했다. 이 법칙은 산업 재해가 발생하는 과정에 중상자 한 명이 나오면 그 전에 같은 원인으로 발생한 경상자가 29명, 또 운 좋게 부상사고는 피했지만 같은 원인으로 부상을 당할 뻔한 잠재적 상해자가 300명에 이른다는 것이다. 하인리히는 이런 사고를 유발하는 징후에 3요인으로 분류했다. 첫 단계로는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이나 고집, 탐욕은 사회적 환경 및 유전적 요소이고, 두 번째 단계로는 무모, 포악한 품성인 인적결함이며, 세 번째 단계는 지식부족이나 설비 불량에 따른 불안전한 행동과 불안전한 환경에 있다고 한다. 단계별 요인이 마치 도미노가 넘어지듯이 상호작용으로 사고를 일으키지만, 이중 어느 하나를 제거하면 사고는 발생하지 않는다는 이론이다.

또 하인리히는 사고의 3대 요인 중에서 안전관리 활동에서 불안전한 행동과 불안전한 환경을 제거할 수 있다며, 다른 요인보다도 중요성을 인식하고 우선적인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런 요인은 모든 직업군에서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중점을 두고 지식습득과 환경개선에 노력이 요구되며, 특히 다양한 위험성이 존재하는 화재 등 긴급한 재난현장에서 활동하는 소방대원에게는 더 높은 관심과 섬세한 노력을 기울여야만 한다.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소방활동 중 순직자 33명이고 연평균 6.6명으로 선진국에 비해 높게 분석됐다. 주된 원리는 현장에 대한 불충분한 정보와 지식을 갖고 무리한 소방활동, 현장활동 인력 부족에 따른 피로 누적과 긴박한 상황에서 안전 미확보 순으로 나타났다. 결국, 지식부족에 의한 불안전한 행동과 불안전한 환경을 극복하지 못해 사고가 일어났다. 

모든 직업군은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정기 안전교육과 행사,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시행하고 있다. 이런 노력에도 사고는 줄지 않고 일어난다. 선진국은 유아 때부터 가정, 물놀이, 화재 등 사고 예방을 위해 주제별 체계적인 안전교육을 하고 일상생활 속에서 안전문화를 자연스럽게 몸에 익히도록 하여 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 실정은 최근 몇 년 전부터 안전관리에 높은 관심을 보였을 뿐, 과거 급속한 경계성장 과정에서 안전관리를 소홀히 하면서 현재는 안전관리를 익히는데 그만큼 많은 시간이 투자해야만 한다. 불안전한 행동과 불안전한 환경의 징후 해소는 짧은 기간의 지식습득으로 성과를 낼 수가 없기에 ‘1만 시간의 법칙’의 교훈처럼 지속적이고 꾸준한 안전교육이 있을 때 비로소 사고를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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