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저널리즘을 적극 찬성합니다

1인 미디어 시대... '댓글' 수호에 언론사 동참 할 때

유일환 기자 | 기사입력 2011/07/11 [09:26]

댓글 저널리즘을 적극 찬성합니다

1인 미디어 시대... '댓글' 수호에 언론사 동참 할 때

유일환 기자 | 입력 : 2011/07/11 [09:26]

   
인터넷 신문 성남일보가 댓글 실명제 강요에 대한 성남시청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글쓰기 무서운 세상이다.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은 고사하고, 되레 댓글만 엄청 달려 시달리기 일쑤다. 그래서 '댓글 실명제'란 말이 나왔나 보다.
 
'갑'이란 측면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고, 다분히 '을'이란 시각에서 바라보기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 같다. 즉, 과거에는 공격하는 측면이기에 마음껏 기자회견도 하고, 책임질 수 없는 말에 '의혹'이란 단어를 붙여 던지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입장이 바뀌면서 자신이 이를 방어해야 하는 처지로 변했기에 시작된 논란이다.

과거는 잊기 마련이다. 자신이 던진 말과 행동은 기억하지 못한다. 예전의 위정자가 했듯이 자신에게 던져지는 말과 행동을 규제하고, 심하게 통제하고 싶어진 모양이다. 하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낮은 수준에 불과하다. 가려지기는커녕 손가락 틈 사이로 더 많은 햇살과, 그 손바닥 이외로 온통 보이는 것이 훨씬 많기에 안타까울 따름이다.  

2011년 7월 6일 '성남일보'가 창간 11주년을 맞았다고 한다. 매우 축하할 일이다. 다들 종이 신문을 진짜 신문으로 알고 있을 때, 보이지도 않는 인터넷이란 공간에 신문을 만든다고 할 때 코웃음 쳤을 사람이 많았던 때다. 더구나 열악한 지역 언론의 상황에서 망망대해에 배를 띄우는 심정으로 시작했을 것은 뻔한 일이다. 

11년이 지난 지금 현실은 어떠한가. 분명히 인터넷 신문도 언론의 한 부분으로 인정받고, 당당하게(?) 성남시청이 주는 광고를 받고 있지 않은가. '기자실 반납'이라는 언론의 정풍운동을 주도했던 곳도 인터넷 언론이었고, 역대 민선 시장에게 가장 날선 비판을 서슴지 않았던 곳도 인터넷이란 공간이었다.

   
▲창간 11년을 맞이한 성남 최초 인터넷 신문 성남일보가 새로운 선언을 하고 나섰다.
이것도 유행이라고 지금은 30여 곳에 가까운 인터넷 언론사가 생겨났고, 이들은 아무런 검증 없이 말을 쏟아내고 있는 언론의 홍수로 전락하는 주역으로 변해 버렸다. 덕분에 새로운 위기가 찾아왔다. 너무 많다 보니 광고 담당자가 직접 나서서 솎아내는 과정을 거치겠다고 으름장을 날리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언론의 속살과 몸무게를 마음껏 보겠다고 하고, 서열을 매기는 것도 모자라 심지어 군사정권 시절 언론 검열과도 같은 '댓글 실명제'를 언론사에게 함부로 요구하는 담력까지 보이고 있다.

이런 암흑과도 같은 상황에서 또 다시 '성남일보'가 선구자 역할을 자청하면서 나선 것이다. 그러나 방법은 간단했다. 예전처럼 '언론 탄압', '정풍운동'을 운운하지 않아도 된다. 거대 언론이 말하는 '심층 보도', '탐사 보도'를 통해 밑바닥까지 파헤치는 수고를 할 필요가 없다. 인터넷의 장점을 살려 독자 그들에게 더욱 더 크게 공간을 열어주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예상은 적중했다. 봇물 터지듯, 막혔던 말들을 쏟아내는 공간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미디어의 지표로 '댓글 저널리즘'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던 것이다. 그동안 신문이 기자들만의 전용공간이었다면, 이는 독자가 직접 참여해 자신의 감정을 마음껏 표현하고, 치열한 말싸움을 벌이는 열린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셈이다. 일부 과한 측면조차 그들은 자체 정화와 또 다른 댓글을 통해 반박하고, 증명하고 있다.

언론사는 발행인과 편집인으로 나누거나, 혼자 하는 경우도 있다. 법적으로도 인터넷 언론사는 법인 또는 4대 보험과 상시 직원을 두도록 명시하고 있다. 말 그대로 회사란 존재에 대해서는 정해진 법률과 법령에 따라 왈가왈부 할 수 있다는 표시다. 하지만 언론은 누구의 소유물도 아니다. 이를 막거나, 막고자 했다면 이는 언론을 모르거나, 언론에 피해 의식을 가진 자 일 것이 분명하다. 그런 의미에서 언론을 언론으로 보고 '댓글 실명제'에 대해 앞서 나가는 성남일보의 입장은 박수 받아 마땅하다. 이제는 나머지 언론들이 성남일보의 언론 철학에 적극 동참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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