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남시청 브리핑실 도입과 지역 언론 철저한 비판에 나설 것
[분당신문] 2020년 8월 22일은 <분당신문>이 탄생한지 9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아시는 독자들께서는 잘 알고 계시지만, 당초 창간은 2011년이 아닌, 이보다 1년 전인 2010년에 했던 터 였습니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오프라인도 아니면서 <분당신문>이라는 이름으로 온라인 인터넷 신문을 세상에 내놓게 되었습니다.
이후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해 지역 언론으로는 드물게 포털사이트와 뉴스제휴를 맺어 폭넓은 독자와의 만남을 이룩할 수 있었고, 성남 소식뿐만 아리나 경기도의 소식까지도 전하기도 했습니다. 한때 ‘너무 비판적인 언론’으로 찍혀 고생을 한 적도 있었고, 정반대로 게으른 탓에 “기사는 언제 쓰세요?”란 웃지 못 할 유행어까지 만들어 내기도 했습니다.
창간하고 얼마 안 지난 2011년경 민선 자치시대임에도 언론에 대한 재갈 물리기 형태로 인터넷 언론에 대해 ‘댓글 실명제’라는 엉뚱한 탄압이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과감하게 <분당신문>은 인터넷 언론의 독자와의 유일한 소통 공간인 ‘댓글’을 막는다는 것은 언론 탄압보다 더 끔찍한 일이기에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그리고, 1년 뒤 <분당신문>은 창간 첫돌을 맞이하면서 ‘성숙한 자세로 지역을 돌아보고, 안목을 가지고 미래를 내다보는 대안 언론’으로의 변신을 약속한 바 있습니다 또, 대안을 찾아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소통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9년이 지난 지금 평가해보면 절반은 맞았고, 절반은 틀린 말이 되고 말았습니다. 언론의 성숙함을 위해 선거 때는 공동취재단 구성을 제안해 후보자 릴레이간담회, 성남 최초 후보자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으며, 더 나아가 창간 4주년 때는 탐사ㆍ분석 등의 취재를 한층 강화시키는 측면에서 발행 취지와 역할 분담이 비슷한 ‘지역 언론의 통합’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이듬해(2016년) 창간 5주년을 맞아 '달려라 의회 평가단'을 구성해 성남시의회 행정감사에 대한 각 상임위원회 회의록을 기반으로 활동 평가시스템을 적용, 분석한 점수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성과와 달리, 꾸준히 문제를 제기했지만 이뤄지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바로, 성남시청 브리핑실 설치입니다. 2000년 초 기자들의 ‘정풍운동’을 시작으로 기자실을 반납하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브링핑제 도입을 강력하게 요구한 바 있습니다. 덕분에 2006년 중반까지 성남시는 브리핑실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이재명 시장의 민선 5기와 6기에서는 브리핑이 아닌, 오히려 비판하는 언론을 상대로 고소ㆍ고발이 이어졌습니다.
심지어, 인터넷 언론에게는 ‘댓글 실명제’를 하라고 협박을 하면서, 이를 지키지 않은 언론에게는 행정광고비를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14년이 지난 지금도 브리핑실 설치는 여전히 묵살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자치단체장의 언론관이 그대로 엿보이는 대목입니다.
또 하나는 지역 언론이 여전히 푸대접 받거나, 우후죽순 난립으로 제 갈 길을 찾지 못하고 있는 사실입니다. ‘자업자득’이란 말이 정답입니다. 지역 언론은 사분오열로 나뉘어 각자의 목소리만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기자는 기사로 말을 해야 함에도 여전히 단체 또는 모임이 난무하다보니 언론사 찾기도 힘들어 “도대체 어디가 진짜냐?”라고 비꼬기도 합니다. 이런 비꼼은 그냥 나온 말이 아닙니다. 기사를 쓰기 위해 ‘취재’하기보다는 손쉬운 ‘컨트롤C, 컨트롤V’를 택하고, 오히려 행정기관 광고가 언제쯤 나오고, 얼마나 나오는지에 더 귀를 기울입니다.
그래서 새로운 대안 찾기보다 창간 9주년을 맞이하는 <분당신문>에서는 두 가지 실천을 약속합니다.
첫째는 브리핑을 할 수 있는 브리핑실 설치를 끝까지 주장할 것입니다. 이미 시대적 요구가 구태의연한 기자실 문화는 한물간 제도입니다. 전국에서 가장 먼저 기자실 반납을 외쳤던 선배들의 외침에 따라 과감히 기자실을 버리고, 취재 현장으로 나와야 합니다. 브리핑실은 언제든지 누구나 언론을 상대할 수 있도록 늘 개방해야 합니다.
둘째로 지역 언론에 대한 철저한 비판을 가할 것입니다. 지역 언론은 심각한 상황입니다. 1990년대 초반 풀뿌리 지방자치시대와 함께 태동했지만, 지금은 언론이라고 말하기에 낯부끄러울 정도입니다. 그래서 제 살을 깎는 심정으로 누구보다 더 강하게 비판할 것입니다.
올바른 지역 언론을 하기 위해 알바 또는 부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언론을 알바 또는 부업으로 생각한다면 당장 그만두길 바랍니다. 선배에 대한 예의가 아닙니다. 시민단체 또는 함께 생각하는 언론과 결합해 누구보다 철저하게 비판해 나갈 것입니다.
지금은 성남의 한 재단에 빽(?)으로 들어간 나름 인터넷 언론을 했다는 사람이 말했습니다. “너희는 안 그랬냐?, 얼마나 깨끗한데…” 이 말이 정말 기분 나빴습니다. 지역 언론을 얼마나 안다고, 얼마나 했다고. ‘기자’라는 직함이 자랑은 아닙니다. ‘취재’라는 말은 함부로 하는 말이 아닙니다. 그래서 이 말이 더 기분 나빴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