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명권과 건강권 보호 이면에 있는 '코로나19와 인권문제', 확진자의 실효성 있는 동선 공개 '고민'
![]() ▲ 서창록 교수(좌)와 이희영 교수(우)가 '코로나19와 인권'에 대한 발표를 했다. |
[분당신문] 코로나19의 확산에 대처하고 감염병을 막기 위해 확진자들의 동선을 공개하다보니 이로 인한 인권침해 문제에 대한 고민이 많아졌다. 감염 위험에 대한 불안과 또는 예방을 위해 당연히 필요한 일이겠지만, 때로는 사람들에게 불필요한 낙인을 찍는 일이 되는 건 아닌지 걱정스러운 마음도 사실이다.
이에 대한 고민을 함께 논의해 보고자 분당서울대병원(원장 백롱민) 공공의료사업단이 지난 9월 2일 ‘코로나19와 인권’을 주제로 온라인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인권전문가인 서창록 교수(고려대학교 국제대학원, UN인권위원회 자문위원)와 경기도의 코로나19 역학조사를 총괄하고 있는 이희영 교수(분당서울대병원 공공의료사업단, 경기도 코로나19 긴급대책단 공동단장)의 발표로 이뤄졌다.
우선 서창록 교수는 ‘방역으로 인한 인권제한과 침해’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면서 세미나 참석자들과 함께 건강권의 보호와 그로 인해 발생하는 인권침해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서창록 교수는 “우리 사회는 코로나19로 인해 개인의 종교, 이동의 자유, 사생활, 교육권 등 다양한 부분에서 변화를 겪고 있다”며 “한국은 빠른 대응으로 생명권과 건강권을 보호했으나 이면에는 사생활 침해, 소수자 인권, 낙인과 같은 인권 문제에 대한 고민을 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인권 문제 중 어느 하나가 다른 것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우리 사회가 이에 대한 논의를 통해 조화로운 합의점을 찾아가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희영 교수는 ‘역학조사에서 인권에 대한 고민과 딜레마’라는 주제로 감염병 역학조사 및 방역활동 현장에서 겪는 고민들을 공유했다. 특히 인권의식 기반 역학조사를 위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희영 교수는 “인권의식에 기반을 둔 역학조사를 위해서는 환자와 역학조사관의 인권 모두 보호해야하므로 역학조사관의 훈련 및 업무강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 또한 역학조사 내용보호를 위한 안전한 정보시스템과 인권 피해사례에 대한 수집‧대응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며 “확진자 동선 공개에 대한 실효성 있는 공개방안이 무엇인지도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세미나를 개최한 백남종 분당서울대병원 공공의료사업단장은 “아직까지는 확진자 동선 공개 등 인권문제에 대한 표준화된 방안이 마련되지 못했다”며 “이번 세미나가 표준화된 방역에서의 인권 보호방안 마련을 위한 논의의 시작점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덧붙여 “분당서울대병원은 앞으로도 코로나19와 인권에 대한 사회적 논의 및 제도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