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의료원, "중증환자 집중하고, 의사 만나기 편한 병원으로 거듭나야"

성남시의료원 제1기 시민위원회, 문정주 전 서울대의대 교수 특강 마련

김생수 기자 | 기사입력 2021/05/23 [08:14]

성남시의료원, "중증환자 집중하고, 의사 만나기 편한 병원으로 거듭나야"

성남시의료원 제1기 시민위원회, 문정주 전 서울대의대 교수 특강 마련

김생수 기자 | 입력 : 2021/05/23 [08:14]

▲ 문정주 교수가 '공공의료 시민들이 거는 기대'란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분당신문] 지난해 7월 어렵게 문을 연 성남시의료원이 오는 7월이면 개원 1주년을 맞이한다. 하지만, 개원과 동시에 코로나19 전담병원을 맡으면서 병상 대부분이 코로나 환자로 채워졌고, 지역의료에 대한 역할은 아직까지 미온적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이런 과정에서 성남시의료원 제1기 시민위원회는 국내 공공의료의 대표적인 인물, 문정주(가정의학과 전문의) 전 서울대의대 교수를 초청해 '공공의료에 대해 시민들이 거는 기대'라는 주제로 그의 경험을 바탕으로 공공의료의 방향성을 점검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날 문 교수의 첫 마디는 의료 공공성에 대한 기대를 많이 하지만, 재정 자립을 우선으로 외치는 상황에서 엎친데 덥친격으로 코로나 전담병원까지 맡으면서 지방의료원의 현실은 녹록치 않은 현실을 먼저 이야기 했다. 

 

문 교수는 병원 개원 관련 "가능하면 감기환자 많이 보고, 중증 환자는 대학병원으로 보내면 된다"며 "응급실과 중환자실을 없애거나 시늉만 내면 적자가 없어진다"라는 우스갯 소리가  100점자리 컨설팅이 될 정도라고 꼬집어 말한다.

 

실제로 지역공공의료기관을 다니다 보면  대부분 "중환자 열심히 진료하면 들어가는 비용이 크기 때문에 적자의 온상으로 불린다"는 어려움을 호소한다고 한다. 더욱이 황당한 일은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으로 운용하는 탓에 공무원과 지방의원들이 적자에 대한 책임을 지방의료원에게 떠안기는 상황까지 연출된다고 전한다.

  

▲ 성남시의료원 제1기 시민위원회

 

문 교수는 '지방의료원의 역할'에 대해 "가장 우선적인 것은 취약계층, 시민 건강보호에 대한 책임감이며, 공공의 재원이 투입되는 의료기관이니만큼 전체 시민의 건강수준 차이 극복, 의료기관 이용 여건의 개선 등 의료불평등 해소에 기여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근거로 "성남시의료원은 앞으로 지역 의료기관의 협력을 통해 가벼운 증상은 개인 의원에게 맡기고, 중증환자에 집중하고, 의사를 만나기 쉽고, 설명 잘해 주고, 의사는 입원환자 보러가는 것이 중요한 병원을 만들 필요성이 있다"고 전한다. 아울러 "코로나19와 같은 사회적 재난에도 잘 대응해야 하는 것이 지방의료원의 역할"이라고 강조한다.

 

문 교수는 "외래진료를 해야 돈을 벌 수 있는 우리나라 건강보험 수가의 문제 개선과 함께 시장 경쟁 속에서 돈을 벌어야 하는 병원이라는 인식을 바꿔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비용절감은 필요하지만, 큰비용 절감으로 이어지는 감염진료 포기, 중환자실 응급실 축소 등의 선택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 문 교수의 지론이다.

 

특히, 문 교수는 시립병원 시민위원회는 "연간사업 계획 수립에 참여하고, 사업결과를 평가하면서 시민을 위한 의료사업에 동력을 제공하고, 병원 운영에 대해 적법한가, 쳥렴한가, 민주적으로 운영하는가 견제와 감시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정주(63) 교수는 서울대 의대 가정의학과 전문의로써 연천군 보건의료원장, 국립중앙의료원 공공보건의료지원팀장, 시민건강연구소 등 20년 이상 공공의료에 몸담았으며, 서울대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를 거쳐 2019년 2월부터 2021년 2월까지 의사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상임감사를 역임한 바 있다.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