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시정의 붕괴, 은수미 성남시장만 몰랐다?

선거운동원 특혜 채용 의혹, 간부 공무원 골프 파동, 감사실 직원 인사 청탁

김생수 기자 | 기사입력 2021/06/05 [09:33]

성남 시정의 붕괴, 은수미 성남시장만 몰랐다?

선거운동원 특혜 채용 의혹, 간부 공무원 골프 파동, 감사실 직원 인사 청탁

김생수 기자 | 입력 : 2021/06/05 [09:33]

                                                                   ▲ 은수미 성남시장

 

[분당신문] 안팎으로 번지고 있는 공직기강 해이에 대한 우려와 은수미 성남시장에 대한 경찰과 검찰의 수사, 그리고 연일 터지는 의혹들. 요즘 성남시는 한마디로 아수라장이다.

 

은수미 시장은 이번 수사에 대해 처음에는 '진실규명보다는 목표를 정해 둔 짜깁기'로 표현하면서 자신에 대한 탄압으로 간주했다. 그런 탓에 5월 24일 이뤄진 압수수색에 대해 "변호사를 통해 정식 문제제기 하겠다"는 강력한 입장을 내왔다.

 

한 발 더 나아가 6월 3일에는 "경찰 수사는 선을 넘었다"며 "압수수색 과정 및 이후 지금까지 증거를 끼워 맞추겠다는 의도로 읽히는 정황들도 있다"고 밝혔다. 심지어 "자신의 정치적 죽음을 기도하는 사람들이 경찰과 손을 잡았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그러면서 "어떠한 위협도 성남시의 전진을 가로막을 수 없다"며 "성남 시정은 전혀 흔들림이 없다"라고 외쳤다. 

 

이런 호언장담이 하루만에 와르르 무너졌다.

 

간부 공무원들이 업자와 골프를 쳤다는 폭로가 터졌다. 뿐만 아니라 성남시의회 본회의장에서는 감사실 공무원이 성남시 청렴도를 조작하고, 시장 비서실에 인사청탁을 하고, 뇌물공여를 시도한 정황이 담긴 녹취록까지 공개됐다. 은 시장만 모른 채 성남 시정이 흔들리고 있다는 증거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결국, 4일 성남시장도 아닌 성남시 재난안전대책본부장 신분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된 심각한 상황에서 일부 공직자의 안일한 인식과 사려 깊지 못한 행동으로 빚어진 '공무원 골프 물의'와 관련해 책임을 통감하며,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라는 사과문도 아닌, 입장문을 발표했다. 

 

입장문을 살펴보면 지난 5월 2일과 7일 공무원의 5인이상 회식이나 사적 모임이 금지된 '성남시 특별방역 대책기간(4.26~5.9)' 중 방역수칙 준수에 그 누구보다도 솔선수범해야 할 공무원이 사적 모임을 가져 물의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들 공무원 4명에 대해 전원 직위해제 조치"했다고 밝혔다. 직위해제 사유로 "공직자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시민들에게 행정의 불신을 초래한 엄중한 상황임을 인식했다"는 이유였다. 

 

앞서 공무원들 성매매, 은수미 캠프 출신 채용 관련 특혜 의혹, 공무원의 이탈 등 이런 정황을 봤을 때 은수미 시장만 나홀로 진실규명을 위해 경찰과 검찰과 싸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은 시장 말대로 그동안 고소 고발만 최소 27건 당하고, 8번의 압수수색까지 이뤄지는 등  '어떠한 위협에도 흔들리지 말아야 할', 그러기에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공직자와 함께 이끌어가야 할 엄중한 상황이었다.

   

그 순간 조차 일부 공무원들은 이런 시장의 노력을 비웃기라도 하듯 이탈을 저질렀다. 2일에는 산하기관 본부장과 골프를 치고, 7일부터 9일까지는 간부 공무원 3명이 연가를 내고 업자와 함께 원정 골프를 치러 갔다. 심지어 감사실 공무원은 비서실에 인사 청탁을 하고, 믿고 의지해야 할 비서관은 연일 특혜 의혹을 폭로하고 있는 암울한 상황이다.

 

과연, 이런 상황에 대해 은수미 시장은 "제가 알지 못했고, 하지 않은 행위"라고 언제까지 외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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