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기본소득, '도비 보조금' 성남시만 빠진 이유?

유일환 기자 | 기사입력 2023/09/04 [17:56]

청년기본소득, '도비 보조금' 성남시만 빠진 이유?

유일환 기자 | 입력 : 2023/09/04 [17:56]

작년 예산 편성 때 성남시는 청년기본소득 도비 부담액(70%) '포기' … 준예산 사태 이후 급작스런 변화에 추가경정예산안에 포함 시켜 줄 것 요구, 경기도 "추경 편성 않는다"는 입장 고수

 

▲ 경기도가 만 24세 청년에게 분기별로 25만 원을 지급하는 ‘청년기본소득’ 2023년 3분기 신청접수를 9월 1일 오전 9시부터 10월 2일 오후 6시까지 진행한다.

[분당신문] 성남시가 이례적으로 3분기 청년기본소득 추진 중단을 언급하면서, 이는 경기도가 보조금을 미편성했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4일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청년기본소득 지급은 만24세 청년에게 복지 향상과 취업역량 강화 등을 목적으로 지나 2016년부터 도입, 매년 분기별로 25만원씩 연 100만 원을 성남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하는 사업이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민선 8기 들어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해당 지급조례안을 폐지하려고 나섰다. 대표적인 이유는 목적 외에 사용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과 특정 나이인 24세 청년에게만 지급되는 등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이유였다. 

 

이런 폐지 조례안을 놓고 지난해 연말에는 더불어민주당이 시의회 예산결산위원회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준예산 사태’가 발생하는 원인을 제공하기도 했다.  

 

이 때 한 발 양보했던 국민의힘은 올 7월 제284회 임시회에 다시 ‘성남시 청년기본소득 지급 조례 폐지 조례안’을 제출했다. 의원 정족수에서 앞선 국민의힘(18명)이 더불어민주당(16명)의 반대를 무릅쓰고 상임위에서 부결된 안건을 본회의에 상정, 통과시켰다. 

 

결국, 청년기본소득 지급은 경기도에서 유일하게 성남만 없어진 상태다. 

 

이런 성남시에 대해 경기도가 올 해 청년기본소득 추경예산을 미편성했다. 성남시는 ‘급작스런 도비 보조금 미편성 통보로 3분기 청년기본소득 접수를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올해 만 24세 청년 해당자 중 2분기 대상자도 청년기본소득의 30%(7만5천원)만 받게 된다. 

 

성남시는 청년기본소득 미지급 사태의 책임을 경기도에 있다고 전가하고 있다. 경기도가 시에 교부해야 할 도비 보조금을 추경에 편성하지 않아 2분기 지급과 3분기 신청이 중단됐다고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성남시는 매칭사업의 70%에 해당하는 경기도의 예산이 편성되지 않았음을 이미 알고 있었다. 아니, 작년 11월 경기도 본예산 편성 때 성남시는 청년기본소득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한다. 

 

이후 도의회는 올 1월 성남시에 지급되는 청년기본소득 예산안이 빠진 상태에서 최종 본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이런 상황과 달리 청년기본소득 폐지로 시끄러웠던 성남시는 준예산 사태가 발생하자 부랴부랴 1월 중순에서야 빠졌던 청년기본소득 예산안 중 성남시 부담액을 본예산에 편성했다. 

 

이후 성남시는 경기도에 70%에 해당하는 매칭 사업비를 추가경정예산안에 편성해 줄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런 성남시의 행동에 대해 경기도는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애초에 스스로 예산 편성에서 빠져놓고, 이제 와서 추경안에 도비 매칭분을 미편성했다고 급작스럽다고 하는 것은 억측”이라며 “추경안 편성은 성남시가 하라고 해서 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성남시는 이미 지난 7월에 지급 조례안을 폐지했다. 내년부터는 지급해야 할 근거가 되는 조례가 없어졌기 때문에 성남시도 30% 매칭 예산조차 편성하지 않아 사실상 청년기본소득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올해 추경으로 포함시켜 달라는 명분마저 잃은 셈이다. 

 

도 역시 본예산 편성에서 빠지면서 성남시 몫을 신규 사업에 예산안을 배치했다. 추경안 편성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과연, 성남시가 밝힌대로 "미편성된 도비 보조금이 조속한 시일 내에 편성될 수 있도록 경기도에 강력히 건의"할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성남시의 안일한 대처가 불러온 청년기본소득 중단 사태는 청년의 가슴에 커다란 상처를 주게 됐으며, 이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밝혀야 하는 과제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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