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민 62% '탄천 보존' 주문 … 시민과학자 '자연기반해법 적용' 제안

유일환 기자 | 기사입력 2024/04/05 [12:30]

성남시민 62% '탄천 보존' 주문 … 시민과학자 '자연기반해법 적용' 제안

유일환 기자 | 입력 : 2024/04/05 [12:30]

성남환경운동연합,  ‘성남시민이 제안하는 탄천 자연기반해법 적용 방안’ 토론회 개최

시민과학 기반, 탄천 자연기반해법 적용을 위한 구체적인 제안

 

▲ ‘성남시민이 제안하는 탄천 자연기반해법 적용 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분당신문] 성남 탄천을 보다 지속가능하게 관리하기 위한 ‘시민과학에 기반한 자연기반해법 적용 제안’이 제시됐으며, 이런 제안에 대해 전문가, 성남시, 성남시의회와 함께 논의해 의미있는 성공 사례를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 

 

성남환경운동연합(이사장 곽성근)은 2일 성남시의회 4층 세미나실에서 ‘성남시민이 제안하는 탄천 자연기반해법 적용 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곽성근 이사장의 인사말에 이어 이현용(변호사) 성남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이 좌장을 맡아 진행했으며, 토론자로는 전정일 식구대학교 식물원장, 박한 재단법인 숲과 나눔 풀시행동연구소 캠페이너, 안숙희 성남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팀 활동가, 이규철 성남시정연구원 연구위원, 조정식 성남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 김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등이 참여했다. 

 

이희예 성남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첫 번째 발제를 통해서 ‘자연기반해법을 통한 탄천의 지속가능한관리, 성남시민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결과, 성남시민 62%는 보전에 중점을 두고 향후 탄천을 관리해야 한다고 응답했으며, 탄천 이용과 관련해서 강화해야 할 생태계서비스 1위로 수질정화를 선택했다.

 

성남시민은 생태계서비스 증진을 위해서 우선 적용해야 할 자연기반해법 1순위로는 둔치내 강변 완충숲 조성, 2위로 배후 습지복원, 3위로 기능을 상실한 보철거, 4위로 습지보호구역 지정, 5위로 호안철거 및 모래톱 복원을 선택했다고 발표했다. 

 

▲ 이날 토론회는 이현용 집행위원을 좌장을 맡아 진행했다.

 

이어 손정은 시민과학자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성남시민이 선택한 자연기반해법의 적용을 위한 구체적인 공간을 제안했다. 강변 완충숲 조성 공간으로 ▲탄천 대곡교~폐기물선별장, ▲탄천교~둔전교, ▲수내교~ 황새울교, ▲매송교~방아교(운중천~탄천 합류부) 등 총 네 곳을 제시했다.

 

손정은 시민과학자는 "비교적 시민이용이 적은 곳 가운데서 수달이나 흰목물떼새의 먹이활동이 유리한 곳을 중심으로 숲을 조성하면 시민들도 대기질 개선 등 생태계서비스에 유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탄천습지생태원 인근 제내지 습지 복원, ▲오리교~구미교(동막천~탄천 합류부) 습지보호구역 지정, ▲기능을 상실한 탄천 콘크리트 보 철거, ▲백현보 철거 구간 퇴적사면 복원 등을 추가로 제안하기도 했다. 

 

안숙희 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팀 활동가는 "보전 중심으로 탄천을 관리해야 한다고 응답한 성남 시민이 많았다는 것은 그만큼 성남시민의 높은 의식을 반증한다"며  "성남환경운동연합이 시민과학자들과 자갈밭에서 흰목물떼새를 찾아보고, 수달의 흔적을 찾아보는 활동을 지속한다면, 자연기반해법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성남시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백현보 철거 이후, 탄천의 수질이 1등급으로 조사되었는데, 변화의 시작은 성남시민의 요구로 시작한 미금보 철거였다”면서 “시민과학자가 제안한 탄천 자연기반해법 적용 방안을 민관이 협력해서 실행한다면, 성남시민은 큰 생태계 자산을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많은 생태계서비스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이번 토론회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재단법인 숲과 나눔의 환경 프로젝트 '초록열매' 공모사업으로 진행했다.

 

박한 재단법인 숲과나눔 풀씨행동연구소 캠페이너는 “탄천 주변 400m 범위에서 환경부 세분류 토지 피복도와 2016년에 성남시가 제작한 도시생태현황지도를 참고해보니, 대곡교~폐기물 선별장 구간과 수내교~ 황새울교, 오리교~구미교(동막천 합류부)에 완충숲을 조성할 경우 수생태계-산림생태계 간 연결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또한 “운중천 합류부(매송교~방아교)구간에 완충숲을 조성하면 산림생태계와 초지생태계가 빈약한 주변 환경에 중요거점이 될 것”이라며, “비오톱 1등급 지역을 고려한다면, 불정교-구미교 구간을 산림과 함께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박한 캠페이너는 “특히 백현보 철거 후 계획홍수위가 최대 1.1m 낮아지고, 수질 개선 뿐만 아니라 멸종위기2급 흰목물떼새가 찾아오는 등 생태계가 개선됐다며, 시민들이 수질개선 생태계서비스에 관심이 높은 만큼 보 철거는 시급히 실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탄천 내에 친수구간을 줄이고, 복원·보전구간 확대를 할 수 있도록 경기도, 한강유역환경청과 면밀히 논의해 탄천(지방하천) 하천기본계획에 반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종인 한국수달네트워크 공동대표는 “탄천에 세 마리 이상의 수달이 서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언하며, “이들이 살 수 있는 곳은 현재는 작은 교각 다리 아래에 불과하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최종인 대표는 “탄천 전 구간을 수달의 서식처로 보전하려고 하기보다는, 수달의 채식지와 은신처를 중심으로 주요 거점을 시민들과 지키는 활동을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정일 신구대학교 식물원 원장은 “생태계서비스 1위로 성남시민이 제일 많이 선택한 것은 수질 정화로, 강변 내 완충숲 조성은 식생 여과재 관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일부 구간을 배후습지로 조성하고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는 제안에도 동의한다”고 발언했다.

 

하지만 전정일 원장은 “성남시가 탄천 홍수 대책을 제방 위주로만 수립하는 것을 지적하며, 도심 홍수 대응 종합시스템으로 시민과학 기반의 거버넌스 구축과 자연기반해법으로 도시회복력을 높이는 치수 대책 수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조정식 성남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 의원은 “시민들의 제안이 정책에 반영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며 “의회 차원에서도 탄천 자연기반해법 적용 방안을 계속 고민해보겠다”고 말했고, 김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탄천의 고유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자연기반해법이 적용돼야 하며, 탄천의 인공 구조물 철거를 시작으로 50년 후의 탄천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려나가자”고 제안했다. 

 

이규철 성남시정연구원 연구위원은 “시민과학 기반의 데이터를 성남시와 경기연구원의 도시생태현황지도 같은 데이터들과 연계하는 것이 주요하다”며, “운중천 합류부 갈대군락 조성 시, 수달 은신처로서 중요하다는 방식으로 시민과학의 결과와 제안을 시민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규철 연구위원은 “탄천 유역 전체를 대상으로 한 자연기반해법 적용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남환경운동연합은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재단법인 숲과나눔의 환경 프로젝트 ‘초록열매’ 공모 사업으로 ‘탄천 숯내고마리강을 강답게’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성남환경운동연합 시민과학자들과 함께 탄천의 생태자원을 조사하고, 이번에 성남시민 1천17명을 대상으로 ‘자연기반해법을 통한 탄천의 지속가능한관리’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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