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차별하는 성남시 … 96.2%를 위해 3.8%가 양보하라?

유일환 기자 | 기사입력 2024/07/09 [09:19]

장애인 차별하는 성남시 … 96.2%를 위해 3.8%가 양보하라?

유일환 기자 | 입력 : 2024/07/09 [09:19]

[분당신문] 2024년 4월말 기준으로 성남시 등록 장애인은 전체인구의 3.8%인 3만5천979명이다. 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장애인 전용시설은 성남시 장애인종합복지관 뿐이다.

 

이곳은 1995년 장애인재활복지회관으로 개관했다. 여기에는 복지관, 직업재활센터, 보호센터, 공동생활가정, 작업활동시설 등 뿐만 아니라 장애인연합회까지 들어오면서 장애인 관련 모든 시설과 단체가 중원구 사기막골 구석에 밀집해 있었다. 접근성은 고사하고 이런 곳이 있는지 조차 알지 못했다.

 

2006년 11월 4일자 <성남일보> 기사를 보면 성남시의회 사회복지위원회 소속 의원 6명이 11년만에 첫 공식 방문했다고 한다. 이후 장애인 차별 여론이 높아지면서 이대엽 시장(민선 3, 4기)은 2008년 분당구 야탑동에 추가로 장애인종합복지관 건립을 발표한다.

 

그러나 명칭이 문제였다. 결국, 그해 11월 '장애인'이란 명칭을 뺀 '한마음복지관'이란 이름으로 결정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한마음복지관(2011년 8월 18일 개관)이었고,  당시 성남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지역주민과 장애인이 함께 사용하는 지역밀착형 종합복지관"으로 소개했다. 결론적으로 장애인 전용시설은 아니라는 뜻이다. 

 

▲ 성남시가 장애인복지관 명칭 공모에 '장애인 미사용'이란 말로 장애인을 차별하고 있다.

 

그리고 이재명 시장(민선 5, 6기)과 은수미 시장(민선 7기) 재임 동안 장애인 전용복지관 추가 건립은 없었다. 2011년 한마음복지관 개관 이후 뒤늦게 신흥동 재개발과 맞물려 수정구 신흥2동에 장애인복지관 건립을 추진하면서 올해(2024년)  공사비 40억 원을 책정했다. 신상진 시장이 지난 해(2023년 1월) 신년기자회견에서 "신흥2동 장애인복지관을 2026년 3월 개관을 목표로 올해 착공하겠다"고 밝힌 지 1년만이었다.   

 

그런데 이 역시 한마음복지관과 별반 차이가 없다. 7월 1일부터 20일까지 장애인복지관 명칭 공모를 하면서 '복지관 명칭에 장애인 미사용'이라고 못을 박았다. 그리고 이런 결정이 '지역사회 안에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과 차별을 없애자는 사회분위기'라고도 밝혔다. 

 

이런 말들은 모두 모순이다. 앞에는 장애인복지향상 기능과 장애인·비장애인 화합의 의미를 담은 명칭이어야 한다고 하지만, 정작 장애인에 대한 인식 부족이 낳은 명칭 공모다.    

 

장애인 복지 향상을 위해서 장애인 명칭을 사용하면 안되고, 장애인 인식 개선과 차별을 없애기 위해 장애인 명칭은 미사용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성남시 등록 장애인 3.8%가 나머지 비장애인 96.2%를 차별하고 있다는 뜻으로 비춰진다. 반대로 96.2%가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해야 하고, 차별을 없애야 함에도 성남시는 96.2%의 눈으로 장애인복지관 건립을 바라보고 있다. 96.2%를 위해 3.8%가 양보하란 뜻이다. 누가 봐도 장애인 차별이다.  

 

그런데 성남시는 이를 엉뚱하게 해석하고 있다. 약자 3.8%에게 장애인 차별을 없애자는 사회분위기에 발맞춘 결정이 "복지관 명칭에 '장애인' 미사용"이란 것이고, 이것이 지역사회 안의 뜻이라고 전달하고 있다.

 

정부와 정책은 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해 장애인 전용 시설을 늘려 나가고 있는 추세다. 공무원들이 매일 이용하는 청사에도 장애인 전용 화장실이 있고, 문밖에 나오면 장애인 전용 주차장이 파란색으로 눈에 띄기 좋게 만들어져 있다. 이도 모자라 장애인 전용이라는 표시와 함께 비장애인 주차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문구도 새겨져 있다. 

 

이렇게 장애인이란 명칭이 사용되는 것이 공무원의 시각에는 장애인 차별로 보였던 모양이다. 3만6천여 장애인을 위한 장애인복지관을 만드는데, 이름을 못쓰게 하는 정책 자체가 장애인 차별이 아니고 뭐란 말인가?, 그리고 장애인복지관 명칭 공고문에서 밝힌 '지역사회 안에서'란 어디를 근거로 말하는 건지 밝혀야 할 부분이다. 

 

더구나 이런 명칭 공모 사업을 '성남시청 장애인복지과'에서 주관하고 있다니 더 놀랄 일이다.  장애인 인식개선과 장애인 차별을 위해 앞장서야 할 부서가 '복지관 명칭에 장애인 미사용'이란 단서 조항을 만든 장본인이다.

 

과연, 이런 부서가 앞으로 내놓을 장애인 정책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4차산업 첨단도시 성남시에서 장애인은 이름초자 언급하면 안되는 귀찮은 존재일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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