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금토동 일대 부지 전 재산 200여억 원 기부, 시상금 8천만 원도 국립전통예술고에 기부 예정
[분당신문] 방일영문화재단(이사장 변용식)이 수여하는 제31회 방일영국악상 수상자로 선정된 성남시 금토동에 거주하는 가야금 명인 이영희(86) 선생.
11월 26일 시상식이 열린 서울 코리아나호텔에, 성남문화원 부원장인 국가 무형유산 선소리산타령 방영기 전승교육사와 이형복 부원장(성남농협 조합장), 정길선 경기청소년국악관현악단 대표, 이순림 성남시생활무용협회장 등이 함께했다.
이날 시상식은 김성녀 전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의 사회로 역대 수상자인 이생강(12회), 이춘희(21회), 신영희(26회), 정대석(30회) 명인 등과 심사위원인 윤미용 전 국립국악원 원장, 김영재 명인, 김영운 전 국립국악원장, 임미선 단국대 교수, 조선일보 방준오 사장, 이영희 선생 제자, 금토동 주민 등 150여명이 참석해 축하했고, 이 명인은 제자들과 함께 '김윤덕류 가야금 산조'를 직접 연주해 큰 박수를 받았다.
이 명인은 1938년 전라북도 군산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전통 음악과 무용에 관심을 보였다. 군산여중 재학 당시 군산의 명기 김향초에게 승무와 살풀이를 배우며 무용에 입문했고, 군산 풍류객 이덕열에게 가야금, 단소, 양금을 익히며 음악적 재능을 쌓았다.
1958년 이화여대 사회학과에 입학한 뒤 국립국악원 사범이었던 김윤덕 선생을 찾아가 본격적으로 가야금 산조와 거문고를 배우기 시작해서, 1991년 김윤덕류 가야금 산조 보유자로 지정됐다.
또한, 국악 교육과 전승에도 적극 나서 1962년부터 1980년까지 국악예술학교(현 국립전통예술고) 교사로 재직 시절엔 김윤덕·성금연(가야금)·한영숙(무용)·지영희(해금)·박귀희(판소리) 같은 명인·명창 50여 명과 함께 근무했고, 김영재(무형유산 거문고 산조 보유자), 이종대(피리 명인, 부산대 명예교수), 김덕수(타악, 한국예술종합학교 명예교수) 등 유명 국악인들과 50여 명에 달하는 가야금산조 이수자와 전수자들이 이 명인을 스승으로 모셨다.
한국국악협회 이사장으로 2000년부터 12년간 연임 활동하며 대한민국 국악제, 강사풀제(현 예술강사)등과 국악인들의 위상 정립과 입지를 바르게 정립하고 젊은 국악인들에게는 창작의 기회를 만들어 주었고 국악인들의 화합을 위한 행정추진 등 국악발전에 힘써오며 그동안의 공로로 화관문화훈장 수훈, 한국예총 예술문화상, 서울시 문화상, 이테일리 문화상 공로상 등을 수상했다.
1990년말에는 살고 있던 서울 반포아파트를 정리하고, 성남시 금토동 청계산 기슭 한적한 곳에 예인들 교육 공간을 확보하고자 주택과 부지를 구입해 생활하면서, 당시 김성태 · 방영기 前성남예총 회장, 제자인 정길선 경기청소년국악관현악단 대표, 김만석 前성남시립국악단 감독 겸 상임지휘자 등 성남 예술인들과도 교류하며, 2014년 ‘성남풍류’ 공연부터, 2019년 ‘찾아가는 국가 무형문화재’ 김윤덕류 가야금 산조 보존연구회 공연, 2024년 10월 ‘봉국사 효사랑 문화제’에 국가 무형유산과 함께하는 문화마당 등 성남공연에 특별출연도 하셨다.
2022년 4월 19일 이 명인은 200억원 상당에 이르는 본인의 땅 1천656평(5천474㎡)을 전통 무용과 국악 예능 보유자들의 전승교육관을 짓는 데 써달라며 문화재청(국가유산청)에 기부했고, 2027년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의 예능전수관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 명인은 언론과의 수상 인터뷰를 통해 “이번 방일영국악상 수상이 참 감사하지만, 상을 탔다고 해서 해오던 일에 변화를 주진 않을 것”이라며 “계속하던 걸 잘하란 뜻으로 알고 국악 예능 전파에 정진하겠다”, “살아있는 동안 김윤덕류 가야금산조 계승을 위해 장학사업(김윤덕류 가야금산조로 대학 입학하는 학생에게 장학금)과 초중고등학교에 강사를 파견하며 악기를 대여하는 등의 사업”, “국악계의 동량(棟梁)이 될 제자들을 키우는데 여생을 다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방일영국악상 소개
방일영문화재단에서 1994년 국악의 해를 기념하여 제정한 상으로, 이 상은 국악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국악인들을 후원하여 온 방일영 전 조선일보 고문의 이름을 빌려 제정되었다. 우리 민족의 정신문화를 되살려 다가올 선진 사회를 가꾸고 전통문화를 보전, 발전시키는 일에 중요한 사명의식을 갖는 재단의 설립이념을 살리고 나아가 국악의 올바른 전승과 보급에 앞장서 전통문화 창달에 기여한 국악인들의 업적을 널리 기리려는 데 목적을 두고 올해까지 31회 시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