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통합 브리핑룸' 도입, 환영한다

유일환 기자 | 기사입력 2026/06/27 [08:19]

성남시 '통합 브리핑룸' 도입, 환영한다

유일환 기자 | 입력 : 2026/06/27 [08:19]

희망성남혁신위원회, "기자실, 시의 위상과 다변화된 언론 환경에 걸맞은 스마트한 열린 공간으로 거듭나야" ‥신상진 성남시장에게 '희망성남 글로벌 프레스센터 설치' 제안

 

▲ 희망성남혁신위원회 이재율 위원장이 민선 9기 성남시 비전을 제안하고 있다.    

 

[분당신문] 신상진 성남시장이 재선에 성공한 이후 처음으로 꾸린 '희망성남혁신위원회'가 2주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혁신위는 지난 25일 활동 결과를 발표하며, 민선 9기 성남시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혁신 과제를 제안했다.

 

그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희망성남 글로벌 프레스센터 설치'다. 역대 어느 민선 시장 인수위원회도 공식적으로 언론 환경의 변화를 제안한 적이 없었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상진 희망성남혁신위원회는 과감히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기 위해 도전적인 선언을 공식 발표했다.

 

과거 관선 시대의 언론은 무소불위의 제왕적 권위를 누렸다고 한다. 군사정권 시절 모든 권력이 대통령에게 집중되어 있었고, 언론은 자청해서 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 유명한 '땡전 뉴스'도 이때 탄생한 씁쓸한 이야기다. 하지만 민선 지방자치시대가 열리면서 언론의 태도는 돌변했다. 표를 얻어야 하는 자치단체장들이 언론의 눈치를 보기 시작한 것이다. 그 대표적인 공간이 바로 '기자실'이었다.

 

▲ 간판은 '브리핑룸'이라고 붙여 놓고 탄생 시키지 못한 브리핑룸. 

 

이에 성남의 일부 기자들이 '정풍운동'을 펼치며 기자실 퇴출을 꾸준히 요구해왔고, 제2대 김병량 성남시장 당시 전국에서 처음으로 기자실을 없애고 '브리핑룸'을 설치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변화는 잠깐이었다. 이후 신청사로 이전하면서 이대엽 시장은 기자실 부활을 선언했고, 이재명 시장 역시 공개적인 기자회견장 설치를 외면한 채 기자실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민선 8기(2022년) 신상진 시장 취임 당시에도 잠깐이나마 변화의 예고가 있었다. 당시 신 시장은 취임과 동시에 불통의 상징이었던 출입통제 시스템(스피드게이트)을 철거하고, 기자실을 없애 상설 브리핑룸을 설치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시장실을 업무 공간인 4층으로 옮기고 시청사 1~3층은 모두 시민에게 개방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지금, 신상진 시장은 그 약속을 지켰을까?

 

기존에 시장실이 있던 2층은 청사 외부에 있던 자원봉사센터와 민주평통을 불러들여 관변단체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다. 게다가 일부 공간마저 대부분 공무원들이 장악하고 있어, 시민들이 공간을 대관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만큼 힘들어졌다. 대관 신청 시 "정치적 행사면 안 된다"는 등 까다로운 요구사항도 많다. 툭하면 성남시장이 독점적으로 기자회견을 하는 공간일 뿐, 시민에게 열린 공간이 아니라 여전히 검열과 공무원들의 아지트 역할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3층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다른 어느 자치단체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중앙지, 지방지, 지역지, 기타 언론사 공간 등이 기자실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백여 명이 넘는 기자 명단이 보여주듯 언론이 장악하고 있는 성남시청이지만, 정작 시민들이 언론을 만날 수 있는 소통 공간은 전무하다. 일반 시민이 기자회견을 원하면 성남시의회 1층이나 시청 앞 광장을 이용해야 하고, 일부 유력 정치인들은 시의회 4층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오직 성남시장만이 시청 3층에서 수많은 기자를 불러 모아 사실상의 '출석 체크'를 하며 호사를 누리는 구조다.

 

▲ 민선 2기 김병량 시장 때 신설했던 초창기 브리핑룸 모습(자료사진).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민선 9기에는 신상진 시장의 입이 아닌, 희망혁신위원회가 투명하고 열린 소통을 위한 '프레스센터 설치'를 먼저 제안하고 나섰다. 혁신위는 "현행 성남시 기자실은 시의 위상과 다변화된 언론 환경에 걸맞은 스마트한 열린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분명히 지적했다. 이는 역설적으로 현재의 기자실이 그러하지 못하다는 반증이다. 비밀번호를 알아야만 출입할 수 있는 폐쇄적인 '기자들만의 공간'이라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이에 혁신위원회는 과감하게 기자실의 변화를 요구했다. 모든 언론인에게 열려 있는 취재 지원 공간, 즉 '통합 브리핑룸'을 설치하라고 신상진 시장에게 제안한 것이다. 혁신위는 열린 공간으로 변모할 브리핑룸의 장점에 대해 "언론인과의 상시 소통을 강화하고, 성남시 행정을 더욱 투명하고 개방적인 이미지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제 신상진 시장이 이러한 혁신위의 제안에 답할 차례다. 아니, 혁신위의 든든한 권고를 행동으로 옮겨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4년 전 추진하려다 미처 마무리하지 못한 개혁 과제를, 이제는 확고한 의지를 담아 가장 먼저 실천해야 할 때다. 신상진 시장의 '통합 브리핑룸' 설치 행보를 누구보다 응원한다.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