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임식을 마친 안인기 대표가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 안인기 대표이사 |
안 대표의 첫 시험대는 업무의 장악력이다. 이미 다 짜인 사업과 예산을 빨리 결정해 11월 21일 열리는 시의회 정례회에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취임 20여 일 된 신임 대표가 200억 원에 가까운 예산과 사업을 다 검토하기란 무리인 듯싶다.
이 같은 상황은 흡사 2008년 탄천페스티벌 총감독으로 안 대표가 왔을 때와 비슷하다. 당시에도 축제를 한 달여 앞두고 뒤늦게 결합해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고, 사석에서 안 대표는 ‘짜여진 판에 허수아비 노릇을 하기 싫다’는 쓴 소리도 한 바 있다. 결국, 탄천페스티벌은 3회를 끝으로 사라져 버렸다.
3년이 지나 그는 새롭게 성남문화재단 대표이사라는 직함으로 나타났다. 11월 4일 이사회 예산 승인을 남겨둔 상황에서 2012년 예산에 안 대표의 의중을 반영할 사업이 자리 잡기 힘들 처지다. 반대로 내년에는 처음부터 예산을 기획할 수는 있지만 11월 말이면 임기가 끝나기 때문에 재신임을 받지 않은 한 2013년에는 진두지휘를 못할 상황이다. 이를 어떻게 풀어갈지가 안 대표의 첫 번째 과제다.
상임이사에서 정관을 변경해 대표이사로 이름을 바꾸고 명실상부한 최고의 자리로 올라있지만, 사실상 속을 들어다보면 큰 권한도 없는 것이 대표이사다. 위로는 성남시장이 ‘이사장’으로 있고, 아래로는 각 사업을 총괄지휘하고 있는 경영국, 예술국, 문화진흥국 등 세 명의 국장이 적게는 2개부에서 많게는 7개 부서를 장악하고 있다.
더구나 예술국을 제외한 두 명의 국장은 민선 5기 들어서 시장이 직접 챙긴 인물들이다. 자칫, 성남시설관리공단의 경우처럼 이사장이 아니라 본부장이 인사권을 갖는 기형적 형태의 반복이 성남문화재단에서 나타날지 모른다. 옥상옥의 형태를 보이고 있는 성남문화재단의 구조에서 어떻게 대표로써의 권위와 임무를 행사할지가 두 번째 과제다.
안 대표는 취임사에서 “저는 잘 먹고, 잘 노는 사람이 일도 잘한다고 생각한다. 저의 장점인 유연성을 살려 문화예술 조직에 걸맞는, 관료적이지 않고 창의적이고 꾸밈없는 조직으로 만들고 싶다”라는 의지를 표명했다. 그의 이력서를 살펴보면 20년 넘게 KBS 예능국 PD를 맡아 다양한 연예 오락 프로그램을 연출했으며, 이후에는 프로그램 제작사 대표를 맡아왔다. 경력에서 보는 것처럼 예술적 분야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가 말한 ‘아트센터 문턱을 낮춘다’는 말이 이와 관련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
성남아트센터 대표가 아니라 성남문화재단의 대표이기에 ‘사랑방문화클럽’이 독점적 지휘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문화 콘텐츠를 찾아 재단 본래 임무인 성남의 문화의 정체성 찾기에 주력해야 한다. 보여주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시민의 문화적 마인드를 한층 업그레이드 시켜줘야 하는 것이 세 번째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