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종합버스터미널 '장기 휴업' 선언 … 시는 9월에 이미 알고 있었다

12월 7일 휴업 신청서 냈지만, 외면하다 15일에서야 '국토부, 경기도와 협의하겠다" 입장 밝혀

유일환 기자 | 기사입력 2021/12/18 [14:18]

성남종합버스터미널 '장기 휴업' 선언 … 시는 9월에 이미 알고 있었다

12월 7일 휴업 신청서 냈지만, 외면하다 15일에서야 '국토부, 경기도와 협의하겠다" 입장 밝혀

유일환 기자 | 입력 : 2021/12/18 [14:18]

- 9월 8일 자구책 일환으로 "야탑동 341번지 일대 도시관리계획 변경"요청했지만, 56일 지난 11월 2일에서야 "우리 부서 업무 아니다" 답변

 

▲ 지난 9월 터미널 운영의 어려움을 알렸지만 성남시 대중교통과는 뒤늦게 '주무부서가 아니다'라는 성의없는 답변을 보냈다고 한다. 

 

[분당신문] 성남종합버스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는 (주)엔에스피 측이 '장기 휴업'이라는 극단적 선택에 앞서 코로나19 상황과 교통여건 변화 등에 따라 터미널 운영의 어려움으로 야탑동 341번지 일원에 대한 도시관리계획(분당지구단위계획) 변경을 요청했지만, 성남시의 늑장행정으로 인해 56일 지나 "주무 부서가 아니다"라는 답변을 보내는 등 성의없는 태도로 일관한 것으로 드러났다.

 

성남시의회 안광림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성남종합버스터미널 도시관리계획 변경을 위한 주민제안을 성남시 대중교통과로 공문을 보낸 날짜는 지난 9월 8일이었다. 이에 대한 회신은 56일이 지난 11월 2일이었다. 답변도 성의가 없었다. "귀 사의 민원에 대해서는 개별부서가 접수할 사항이 아니라 도시계획 관련 주무 부서에서 처리해야 할 사항"이라는 내용이었다.

 

또한, 터미널 측이 "코로나19와 교통여건변화 등으로 회사경영이 어려워 내년 초까지 버티기 힘들다"며 끝내 7일 휴업 신청서를 냈다. 성남시는 이 조차도 외면하다 지난 13일자로 터미널 측이 공개적으로 휴업 결정 안내를 하고 나서자, 15일 뒤늦게 부랴 부랴 "국토부, 경기도와 협의하겠다"라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 성남시가 56일만에 (주)엔에스피에 보낸 공문.

터미널 운영사인 (주)엔에스피는 지난 11월 4일자로 성남시의회로 보낸 '성남종합버스터미널 운영 개선 대책 건의'를 통해 "터미널 사업자는 수요·매출이 약 50% 이상 급감한 상황이며, 정부·지자체로부터 별다른 지원없이 오로지 매표와 임대수입에만 의존하는 어려운 실정으로 터미널을 유지·운영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위급함을 알렸다. 

 

이때 (주)엔에스피가 지난 9월 8일 자구책을 마련하기 위해 현 터미널 시설을 타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도시관리계획(분당지구단위계획) 변경'을 요구하는 주민제안을 성남시 대중교통과에 제출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하지만, 대중교통과는 56일이 지난 11월 2일에서야 "개별부서가 아닌 도시계획 관련 주문 부서에서 처리해야 할 내용"이라며 "도시계획과에서 5년마다 타당성 등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하기 위한 기간에 재정비를 해야 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는 것이다. 

 

이런 답변에 대해 (주)엔에스피는 "주민제안을 재정비기간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제안을 어느 부서에 접수해야 하는지 혼란스럽다"면서 "현재 상황이 계속된다면 당사는 재정상황을 고려해봤을 때 2022년 상반기를 넘기기 힘들 것 같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터미널 측과 성남시가 오고간 공문을 봤을 때 적어도 9월부터는 이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어야 한다는 증거가 나온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남시는 늑장행정으로 일관했다. 또, 성남시의 성의 없는 답변에 대해 시의회에 의견과 대책을 요구하는 공문을 11월 4일자로 건의했지만, 이도 여의치 않았다.

    

▲ (주)엔에스피는 교통여건 변화 등 회사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1월 1일부터 1년간 장기 휴업한다고 알렸다.

 

이에 대해 안광림 의원은 "시민의 발(터미널)에 대한 성남시 대응은 참으로 한심한 수준"이라면, "민원처리에 관한 법률에도 다른 행정기관의 소관인 경우 지체없이 소관기관에 이송하라고 되어 있는데, 성남시는 무려 56일을 가지고 있다가 '우리부서 업무가 아니다'라고 회신하는 법도 양심도 없는 행정을 하고 있었다"라고 개탄했다.

 

한편, 성남시는 성남종합터미널 1년 장기 휴업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15일 "지난 7일 경영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시에 휴업신청서를 제출했다"면서 "국토교통부, 경기도 등 관계기관과 긴밀한 협조관계를 구축하고, 휴업에 따른 대처방안과 경제적 지원 방안을 적극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오는 21일 은수미 성남시장과 터미널측 임원진과의 면담을 갖고, 터미널 휴업에 따른 해결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