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떠나고, 안철수 오고…대권후보 각축장으로 변신한 '분당'
![]() ▲ 성남 분당을 보궐선거는 김병관 전 국회의장 비서실장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의 맞대결로 펼쳐진다. |
[분당신문] 이재명 전 성남시장이 8일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로 공석이 된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또,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은 국회 소통관에서 김은혜 국회의원의 경기도지사 출마로 사퇴한 분당갑 보궐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같은 날, 성남과 인연을 맺었던 굵직한 정치인은 떠나고, 그동안 성남과 인연이 없었던 굵직한 정치인이 성남 입성을 신고하고 있었다. 과연, 이재명 전 시장이 경기도 성남을 떠나 인천 계양에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과 안 위원장이 비록 보수정당의 텃밭으로 불리고 있지만, 선거를 20여 일 남겨둔 상황에서 '낙하산'으로 내려온 상황을 극복할 지가 새로운 성남시장을 뽑는 지방선거보다 더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과 안철수가 관심을 받는 이유는 잠재적 차기 대권후보이기 때문이다. 차기 대통령을 향한 첫 출발점을 이재명은 정치적 고향으로 불리는 성남을 떠나서 인천을 택한 것이고, 안철수 위원장은 윤석열 당선인의 품을 벗어난 자신만의 정치적 행보를 위한 첫 둥지로 분당을 택했다.
인천으로 떠난 사람은 이제 성남사람 입장에서는 잊어야 할 정치인으로 바뀐 만큼, 당장 시급한 것은 성남 분당갑에서 치러지는 보궐선거에 관심을 모야야 한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후보는 안 위원장이 국민의힘의 옷을 입고 출마한다는 것이 기정사실인 만큼, 상대당 후보로 지목된 사람은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전 국회의장 비서실장이다. 김 전 실장은 김은혜 의원보다 앞서 분당갑에서 제20대 국회의원을 지낸 인물이다.
김병관 전 실장은 안철수 위원장과는 비교되는 지점이 많다. 우선 나이를 보면 안 위원장은 62년생, 김 전 실장은 73년생으로 띠 동갑에 가까운 11살 차이가 난다. 고향 역시 안 위원장은 경남 밀양이며, 김 전 실장은 전북 정읍 출신이다. 영호남으로 갈리고 있다.
공통점은 서울대 출신이란 것과 제20대 국회의원을 함께 지냈다는 점이다. 하지만, 가장 큰 공통점은 둘 다 분당, 특히 분당갑 지역구와 밀접한 판교에 기반을 둔 대한민국 IT기업의 신화를 만들어낸 장본인이다. 김 전 실장은 웹젠 이사회 의장 출신이고, 안 위원장은 안랩의 대주주이기도 하다. 실제로 안 위원장의 출마선언 이후 안랩의 주가는 10.42%가 상승하기도 했다.
이들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자산가이기도 하다. 김 전 실장은 지난 총선 당시 2천311억4천여만 원의 재산을 신고했으며, 안 위원장은 2020년 국회의원 재산 신고 때 1천195억 원을 신고하며 전체 국회의원 중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김병관 전 실장은 분당갑에 대한 미련이 많이 남아 있다. 지난 2020년 4.15 총선에서는 미래통합당 김은혜 후보에게 고작 1천128표(0.72%)라는 근소한 차이로 졌기 때문이다. 진 이유는 간단하다. 서현동 110번지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명확히 한 것과 판교 10년 임대아파트에 대한 현 정권의 불명확한 입장 때문이었다.
현재는 이런 문제가 대부분 국민의힘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 책임으로 넘어간 탓에 책임론에서 자유롭다. 여기에 김은혜 후보에 이어 안철수 위원장까지 모두 '낙하산' 공천으로 지역 연관성이 부족한 점이 유권자인 분당갑 주민에게 통한다면 해 볼만한 선거라는 분석이다.
특히, 이번 선거는 판교에 본사를 둔 '웹젠'과 '안랩'의 주가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진다. 안 위원장의 출마설만으로도 안랩의 출가가 상승한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반대로, 김 전 실장이 보궐선거에서 승리를 한다면 다소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웹젠의 주가는 상승과 반등의 기회로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다.